요즘 물가가 많이 오른편이다 보니 매달 렌트비, 보험료, 기름값, 식비에 학자금 대출까지 감당하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

특히 Student Loan Forgiveness under Income-Driven Repayment 얘기 나오면 다들 표정이 한 단계 어두워진다. 학자금 소득기반 탕감 제도는 있어도 요즘 정부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걸 보고 있으면 실제 행정은 거의 방치 수준이다.

학자금 소득기반 탕감 제도(Student Loan Forgiveness under Income-Driven Repayment )는 연방 학자금 대출자가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춰 매달 상환액을 조정받을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월 소득에서 기본 생활비를 제외한 금액의 일정 비율만 납부하게 되며, 소득이 적거나 실직 상태일 경우 납부액이 거의 없거나 0달러로 설정되기도 한다.

이 제도의 핵심은 일정 기간 동안 성실히 상환하면 남은 대출 원금을 탕감해 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20년 또는 25년간 상환하면 잔여 채무가 사라진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단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우 공공봉사 대출 탕감 제도를 통해 더 빠르게 전액 탕감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학자금 대출로 인한 장기적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현재 소득기반 상환제도나 공공봉사 대출탕감 신청인 Income-Driven Repayment (IDR) 그리고 Public Service Loan Forgiveness (PSLF)이 80만 건 넘게 밀려 있다는 소식이 나왔는데 이건 행정 시스템이 마비됐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작년 말 기준으로만 봐도 소득기반 상환제도 신청 대기 건수가 73만 건이 넘고, 공공기관 근무자 탕감 보완 신청도 8만 건이 넘게 처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다. 그 와중에 어떤 사람들은 1년 넘게 결과 하나 못 받고 기다리고 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38살 여성은 벌써 14개월째 답변을 못 받고 있다고 한다. 매달 채팅으로 문의해도 '밀린 케이스가 많아서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는 말만 반복해서 듣는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시스템 안에서 서류가 떠돌고 있을 뿐 아무도 책임지고 처리하지 않는 구조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 상황이냐면 이 제도 자체가 원래 빚을 감당 못하는 사람들, 공공부문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위해 만든 제도다. 매달 소득에 맞춰 부담 가능한 금액만 내게 해주고 일정 기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는 탕감해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약속을 믿고 직업을 선택하고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수백만 명이다. 그런데 지금은 신청만 해 놓고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 사이 이자는 쌓이고 연체 경고는 오고, 디폴트 직전까지 몰린 사람들이 미국내에 900만 명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리고 정부는 이 와중에 임금 압류를 시작하고, 세금 환급을 가져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약속은 약속이고, 돈은 무조건 내놓으라는 식이다.

아이러니한 건 행정부가 "우리는 열심히 처리 중이다"라고 자랑하듯 발표하면서 동시에 교육부 직원 수천 명을 잘라냈다는 점이다. 소득기반 상환 심사하고 대출 탕감 처리하던 사람들이 잘려 나간 상태에서 업무 속도가 빨라질 리가 없다.

이건 고장 난 공장을 더 잘 돌리겠다면서 기술자부터 내쫓은 꼴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출자들이 떠안는다. 일자리는 불안정해지고, 약속된 구제책은 법정 싸움에 막혀 사라지고, 남은 건 밀린 신청서와 압류 통지서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상황을 보면 미국이 개인에게 빚을 떠넘기고 시스템 책임은 슬쩍 비켜 가는 구조라는 게 너무 선명하다. 학비는 계속 오르는데 그 부담은 개인이 전부 짊어지고, 정부는 제도 만들어 놓고 실행은 제대로 못 한다. 그러면서 위기 오면 또 "국민 책임"을 말한다.

또래들 중에도 학자금 대출 때문에 집 구매 포기한 사람들, 결혼 미룬 사람들 정말 많다. 이건 개인이 게을러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구조가 이렇게 설계돼 있다.

지금 미국 학자금 대출 총액이 1조6천억 달러가 넘는다. 이건 웬만한 국가 예산보다 크다. 그런데 이걸 관리하는 행정 시스템은 놀랍도록 원시적이고 느리고 무책임하다. 누군가는 "법원 판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고, 누군가는 "행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사이에서 실제로 무너지는 건 서민의 재정이고 인생 계획이다. 결국 이 나라에서 학자금 대출은 단순한 빚이 아니라 하나의 평생 짐이 되고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미국은 교육의 나라가 아니라 빚의 나라다. 그리고 이 빚은 정교한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 위에 쌓아 두고 시간이 해결해 주길 바라는 식으로 굴러간다.

이게 과연 선진국이 맞나 싶을 때가 많다. 학자금 대출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신뢰도 문제다. 그런데 지금 그 신뢰는 이미 바닥을 찍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