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반경 50마일, 이렇게 다른 도시들이 있었다 - Las Vegas - 1

라스베이거스 하면 스트립과 카지노만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 이 도시를 중심으로 반경 50마일 이내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도시와 마을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에서 "언제나 가까운 곳에 탈출구가 있다"는 대사처럼, 라스베이거스 주민들에게도 스트립의 소음과 불빛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지들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헨더슨(Henderson)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에서 약 16마일(25킬로미터) 남동쪽에 위치하며 차로 20분 거리입니다. 네바다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인구는 30만 명을 넘습니다. 치안이 좋고 학군도 탄탄해 라스베이거스 밸리에서 가족 단위 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힙니다. 한인 인구 비율도 5.61%에 달해 한식당, 한인 마트, 교회 등 커뮤니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제가 처음 헨더슨 쪽을 방문했을 때 조용하고 정돈된 주택가 분위기에 살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라스베이거스랑 이렇게 가까운 곳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었죠.

볼더 시티(Boulder City)는 헨더슨에서 다시 남동쪽으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중심부 기준으로는 약 25마일 떨어져 있습니다. 이 도시는 네바다주 전체에서 도박이 금지된 두 도시 중 하나라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1931년 후버 댐(Hoover Dam) 건설 인부들을 위해 세워진 도시로, 역사적인 건물들이 잘 보존돼 있고 작은 마을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 있습니다. 후버 댐과 미드 호수(Lake Mead)를 방문할 때 거쳐 가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노스 라스베이거스(North Las Vegas)는 라스베이거스 도심 바로 북쪽에 접해 있는 독립 도시로, 인구 약 27만 명의 대도시입니다. 생활비가 라스베이거스 본 도심보다 다소 낮아 이민자 커뮤니티와 노동자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파룸(Pahrump)은 라스베이거스 서쪽으로 약 60마일 떨어진 작은 마을로 반경 50마일을 살짝 벗어나지만, 인구 약 5만 명 규모에 와이너리가 몇 군데 있어 주말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있습니다. 메스키트(Mesquite)는 라스베이거스 북동쪽 약 80마일 지점 유타주 경계 인근에 있는 작은 리조트 도시로, 골프장과 소규모 카지노가 있어 라스베이거스 거주자들이 조용한 골프 여행으로 즐겨 찾습니다. 인근에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으로 이어지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라스베이거스를 기점으로 반경 50마일을 지도에 그려보면, 도박과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 가족 친화적 교외 도시, 역사 도시, 사막 마을이 한데 묶여 있다는 게 실감납니다. 어떤 생활 방식을 원하느냐에 따라 같은 거리 안에서도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지역만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