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함께 웃을 것이다
어릴 때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긍정적으로 살면 주변도 밝아진다. 맞는 말 같았다.
근데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이 말이 점점 공허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마흔이 되고 나서는 더.
나는 한국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미국에 왔다.
여기에서 하이스쿨 졸업하고 커뮤니티 칼리지 2년 나오고, 이것저것 일하다가 결혼하고 지금은 랠리에서 가정주부로 산다.
파트타임으로 이것저것 하면서 살고있다보니 뭐 그렇게 드라마틱한 인생은 아니다.
근데 이 평범함 속에서 그 명언이 얼마나 뜬구름 잡는 소리인지 매일 느낀다.
미국 생활의 본질은 결국 isolation이다.한국처럼 옆집 아줌마가 반찬 들고 오는 일은 없다.
네이버후드 파티라는 게 있긴 한데, small talk 몇 마디 하고 끝이다.
"How are you?" "Good, how are you?" 이게 대화의 전부인 날이 태반이다.
웃어라, 세상이 함께 웃을 것이다. 근데 그 '세상'이 나를 잘 모른다.
내가 왜 웃는지, 왜 우는지에 관심이 없다. 이건 미국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다.
구조가 그렇다. 각자의 집, 각자의 차, 각자의 스케줄.
근데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말할 상대가 아이들과 남편뿐이다.
아이들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니까, 나는 웃는다. 괜찮은 척한다.
그 웃음에 세상이 함께 웃어주던가? 아니. 그냥 조용하다.
파트타임으로 뭔가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봐도, 관계의 깊이에는 한계가 있다.
언어의 벽이 아니다. 영어는 충분히 한다. 문화의 벽도 아니다.
20년 넘게 살았으니까. 그냥 이 나라에서 마흔 넘은 여자가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거다.
한국이라고 쉬울까 싶지만, 적어도 동네 엄마들끼리 자연스럽게 얽히는 그 느슨한 연결은 있잖아.
웃어라, 세상이 함께 웃을 것이다. 이 말은 사람이 빼곡히 조밀하게 연결된 사회에서나 통하는 말이다.미국에서, 특히 교포 가정주부로 산다는 건 웃든 울든 혼자인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불행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명언이 주는 위로가 여기선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나는 요즘 이렇게 바꿔서 생각한다. 웃어라, 적어도 너 자신은 좀 나아질 것이다.
세상은 몰라도, 나는 내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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