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의료계 관련 기사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인력난'이다.
지금도 미국 지방의 중소 병원들은 의사, 간호사, 의료 기술자(Medical Technologist) 등 필수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팬데믹을 지나면서 병원은 늘 인력이 부족했고, 지방의 중소 병원들은 더더욱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오랫동안 H1-B 비자를 활용해 해외에서 숙련된 의료 인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써왔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가 던진 한마디가 이 상황을 크게 흔들어놓고 있다. H1-B 비자 비용을 무려 10만 달러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H1-B 비자는 미국이 해외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제도다. 보통 IT 분야에서 엔지니어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의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의료 기술자, 병리학 실험실 전문가, 방사선 기사, 약사, 그리고 지방 병원 의사들까지 — 이들은 H1-B 비자를 통해 미국 병원에 채용되어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만약 이 제도가 막히거나 비용이 급등한다면 그 여파는 단순히 '외국인 일자리 감소' 문제가 아니라 미국 국민의 '의료 접근성' 자체를 흔드는 사안이 된다.
현재 미국의 상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심각성이 더 와닿는다. 대도시 병원들은 그나마 경쟁력 있는 임금과 조건으로 사람을 채용할 수 있지만, 시골 지역의 병원들은 사정이 다르다. 그들은 이미 미국인 의사를 구하기 어려워서 필리핀, 인도, 한국, 남미 등지의 의사들과 의료 기술자들을 H1-B 비자로 채용해왔다. 이 사람들이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다. 수술실이 멈추고, 검사실이 비어 있고, 응급실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미국 내 의료 시스템의 '그늘'을 사실상 이들이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갑자기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IT기업들이나 스타트업이 타격을 받는 수준이 아니다. 의료 기관, 특히 공공 병원과 주립병원들은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지금도 병원마다 예산이 빠듯한데, 외국인 의사 한 명을 채용하는 데 비자비용만 10만 달러가 든다면 누가 그 부담을 떠안을 수 있겠는가. 의료계에서는 "이건 사실상 의료 이민을 막는 정책"이라는 말이 나온다.
트럼프의 의도는 항상 '미국 일자리 우선'을 강조해왔다. 외국 인력이 들어오면 미국 시민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의료 분야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 내에서 이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젊은 미국인들이 의학이나 기술직을 꺼리고, 장시간 근무와 낮은 처우로 인해 의료 현장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구조에서 H1-B 인력을 막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셈이다.
Medical Technologist, 즉 임상 검사 기술자들의 경우를 보자. 이들은 혈액 검사, 병리 검사, 바이러스 분석 등 병원의 기초 데이터를 담당한다. 팬데믹 때 이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 세계가 알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 내 대학 졸업생 중 이 직종을 선택하는 사람은 급격히 줄고 있다. 그래서 H1-B 비자를 통해 해외에서 유능한 기술자들을 충원해왔는데, 이제 그 길마저 막히면 검사 대기시간이 늘고 진단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비자 비용 상승이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병원이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니,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는 의료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 의료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여기에 행정 장벽까지 높아지면 의료 접근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미국내 국민 건강' 문제다. 의사와 기술자가 부족한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H1-B 비자는 단순한 일자리 수단이 아니라, 미국 의료 시스템이 버티기 위한 숨구멍이었다.
트럼프의 결정은 그의 전형적인 방식처럼 단순하고 과감하지만, 현실을 외면한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 물론 그는 여전히 미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지지층을 자극하겠지만, 그 여파는 의외의 곳 - 즉 병원, 응급실, 실험실에서 현실이 될 것이다. 미국은 지금 의사도, 기술자도, 간호사도 부족하다. 이제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누가 미국의 의료 현장을 지킬 것인가.
문제를 파악한 정부에서도 개선안을 논의중이라는데 잘 해결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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