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로라도의 동쪽 평야지대를 차로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 끝에 아주 희미한 선처럼 보이는 그림자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구름이 낮게 깔린 건가 싶지만,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것이 거대한 산맥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바로 록키산맥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평야 위로 솟아오른 그 실루엣은 마치 대지의 경계선을 그려놓은 듯 뚜렷합니다.
콜로라도의 동부 지역은 완만한 대평원이 이어져 있어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도 풍경이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하늘은 넓고, 바람은 세고, 길은 곧게 뻗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한가운데서 서쪽 방향을 바라보면,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에 회색빛 능선이 아주 멀리서부터 천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것이 점점 짙은 청색으로 바뀌고, 어느새 구름 위까지 닿는 듯한 형태로 선명해질 때 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흔히 말합니다.
"이제 진짜 콜로라도에 들어왔구나."
덴버를 비롯한 프런트 레인지(Front Range) 지역은 바로 이 평야와 산맥이 만나는 경계선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덴버는 동쪽으로 보면 끝없는 평원, 서쪽으로 보면 설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도시입니다.
해질 무렵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붉게 물든 햇살이 산맥의 능선을 따라 퍼지고, 그 아래로 초원과 농지가 황금빛으로 빛납니다. 이런 대비가 바로 콜로라도 풍경의 진짜 매력입니다. 평야에서 산맥이 가까워질수록 풍경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들판에 있던 옥수수밭이 줄어들고, 대신 나무와 바위가 늘어납니다.

도로 양옆에는 작은 마을이 간간이 나타나고, 오래된 주유소와 목장 간판이 보입니다.
그 중간중간에는 바람개비가 천천히 돌고, 멀리서는 하얀 눈이 덮인 봉우리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이 순간의 풍경은 어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바람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차 안에는 라디오 음악만 흐릅니다.
창문을 조금 열면 찬 바람 속에 흙냄새와 마른 풀 냄새가 섞여 들어옵니다. 바로 그 순간, 평원의 단조로움과 산맥의 장엄함이 교차하며 묘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이 길을 자주 다니는 트럭 운전사들은 록키산맥이 보이는 위치로 시간을 짐작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산맥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방향이자 기준점이 됩니다.
특히 해질 무렵 산이 불타듯 붉게 변하는 '알펜글로(Alpenglow)' 현상은 평야에서도 뚜렷하게 보입니다. 멀리서 보면 산맥 전체가 붉은 빛으로 타오르는 듯한데, 몇 분 지나면 다시 차분한 보랏빛으로 바뀝니다. 이런 빛의 변화는 평야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 더 극적으로 다가옵니다.
프런트 레인지 지역의 도시들, 예를 들어 덴버, 롱몬트(Longmont), 러블랜드(Loveland) 같은 곳은 모두 이 산맥을 배경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아침마다 서쪽 하늘을 보며 날씨를 짐작하고, 저녁에는 노을빛 산맥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칩니다. 이런 풍경은 다른 주에서는 보기 힘든 콜로라도만의 일상입니다.
여행자에게도 이 경험은 잊을 수 없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달리다가 저 멀리 하얀 산맥이 서서히 다가오는 장면은 마치 거대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늘은 점점 푸르러지고, 공기는 서늘해지며, 마음까지 고요해집니다. 이곳에서는 자연이 말하지 않아도 그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콜로라도의 평야와 록키산맥이 만나는 그 경계선, 바로 그곳에서 사람은 비로소 대지의 스케일과 자연의 리듬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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