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32년전이나 되버린 1994년 Dumb and Dumber 이야기하면, 그 시절 기억나는 분들 꽤 있을 겁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조금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 당시에는 이게 대박친 코미디였어요.
특히 Jim Carrey 이 사람, 이 영화로 완전히 터졌다고 봐도 과장이 아닙니다.
사실 1994년 이 한 해에만 Ace Ventura, The Mask, 그리고 이 Dumb and Dumber까지 세 편을 연달아 흥행시켰거든요.
영화 한 편 잘 되기도 어려운데 같은 해에 세 편을 다 터뜨렸으니, 이건 진짜 미친 해였죠.
출연료도 Ace Ventura 때보다 거의 열 배 가까이 뛰었다고 합니다.
그 전에도 잘 나가긴 했지만, 여기서 보여준 표정 연기, 몸 개그, 타이밍... 이건 진짜 아무나 못 합니다.
같이 나온 Jeff Daniels 도 원래는 진지한 배우 이미지였는데, 여기서 완전히 망가집니다.
근데 그게 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려요. 듣기로는 Jeff Daniels 소속사에서 이 영화 하지 말라고 말렸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5만불 출연료에 이미지 망가진다고요.
근데 본인이 그냥 밀고 나갔고 결과적으로 본인 인생에서도 손꼽히는 작품이 됐습니다.
내용은 솔직히 줄거리만 놓고 보면 그냥 바보 두 명이 길 떠나는 이야기예요.
로이드랑 해리가 어떤 여자의 가방 하나 때문에 미국 반대편까지 가는 건데, 이게 정상적인 방식으로 가면 영화가 아니죠.

가는 길 내내 사고 치고, 엉뚱한 선택하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니 저걸 왜 저렇게 하지?" 싶은 장면이 계속 이어집니다.
근데 웃긴 게, 그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묘하게 연결되면서 끝까지 끌고 갑니다.
화장실 장면, 칠리 페퍼 장면, 그 유명한 "So you're telling me there's a chance" 대사... 3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인터넷 밈으로 돌아다닙니다.
감독도 보면 재미있어요. Peter Farrelly, Bobby Farrelly 형제인데, 이 사람들이 만든 코미디 특징이 있습니다.
좀 거칠고, 때로는 선 넘는 느낌인데, 대신 웃음은 확실하게 뽑아냅니다.
요즘처럼 계산된 유머가 아니라, 그냥 밀어붙이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 형제는 나중에 There's Something About Mary 같은 작품도 내놓는데, 어쨌든 90년대 미국 코미디 색깔을 만든 사람들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짐 캐리 인생도 바꿔놨습니다
이 부분은 영화 얘기랑 살짝 비껴가는데, 그래도 같이 알고 보면 영화가 또 다르게 보입니다.
짐 캐리가 이 영화 찍을 무렵에 첫 번째 부인 Melissa Womer 랑 결혼 생활이 무너지고 있었거든요.
정확히는 1994년 11월 1일에 이혼 소송을 냅니다. Dumb and Dumber가 그해 12월에 개봉했으니까, 거의 영화 개봉 직전에 이혼한 거예요.

이게 그냥 흔한 헤어짐이 아니었던 게, 부인 Melissa 입장에서는 진짜 억울할 만했습니다.
짐 캐리가 무명으로 스탠드업 코미디 하면서 하루 25달러 받고 무대 서던 시절부터 옆에 있던 사람이거든요.
우울증으로 힘들어할 때 밤새 옆에서 같이 있어주고, 본인이 두 가지 일 뛰면서 생활비 댄 사람이 이 부인입니다.
그런데 1994년에 갑자기 영화 세 편이 다 터지면서 짐 캐리가 슈퍼스타가 되니까 결혼 생활이 못 버틴 거죠.
그리고 이혼 마무리되기도 전에 이 영화 같이 찍은 Lauren Holly 랑 사귀기 시작합니다. 1996년에 둘이 결혼하는데 이 결혼은 1년도 못 갔어요.
그러니까 이 영화 보면서 화면에서 짐 캐리가 그렇게 미친 듯이 웃기고 있을 때, 카메라 뒤에서는 본인 인생이 제일 복잡하게 꼬여가던 시기였던 거죠.
이 영화 배경이 나중에 콜로라도 애스펀으로 바뀌는데 실제로 촬영도 그쪽에서 했습니다. Aspen 이 동네가 미국에서는 부자들 스키 타러 가는 대표적인 곳이거든요.
눈 덮인 산, 리조트, 고급스러운 분위기... 영화 속에서는 그걸 또 웃기게 비틀어버립니다.
거지 같은 두 사람이 그런 데 들어가 있으니까 대비가 더 웃긴 거죠.
턱시도 입고 어색하게 걸어다니는 그 장면, 지금 봐도 웃깁니다.
Denver 근처 지역도 일부 장면에 나오는데, 로키산맥 풍경이 은근히 영화 분위기 살려줍니다.
콜로라도 사시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 한 번 다시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애스펀이 나오고 미국식 스키 문화가 어떤 느낌인지 웃으면서 대충 감 잡힙니다.

흥행도 그냥 잘 된 정도가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2억 7천만 달러 넘게 벌었어요.
제작비가 1700만 달러 정도였으니까, 거의 16배 뽑은 겁니다. 이 정도면 그냥 흥행이 아니라 대박이죠.
90년대 코미디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고, 그리고 시간이 꽤 지나서 2014년에 속편도 나옵니다.
솔직히 1편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옛날 팬들한테는 반가운 작품이었죠.
짐 캐리랑 제프 다니엘스가 20년 만에 다시 모인 것 자체가 의미 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요즘 코미디는 너무 똑똑해졌어요. 계산하고, 메시지 넣고, 눈치 보고...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바보 두 명이 끝까지 바보처럼 행동하는데, 그걸 진지하게 밀어붙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웃겨요. 보는 사람도 머리 안 쓰고 그냥 웃게 됩니다.
요즘 영화 한 편 보고 나면 뭔가 피곤한 느낌 들 때가 있는데, 이 영화는 보고 나면 그냥 좀 가벼워집니다.
그게 진짜 코미디의 힘이죠.
그래도 가끔은 이런 영화 하나 틀어놓고 아무 생각 없이 웃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나이 들수록 그런 시간이 더 필요하더라고요. 머리 굴리지 않고 그냥 멍하니 웃을 수 있는 영화, 요즘은 진짜 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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