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은 와사비맛, 파랑색은 달달한맛, 빨강색은 달고매운맛, 주황색은 매운맛, 노란색은 태국향신료 맛!

태국 여행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마약쥐포니 불징어니 하는 빨간 봉지에 들어 있는 벤또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처음엔 다들 별거 아니겠지 하고 집었다가, 한 번 뜯으면 손이 멈추질 않는다는 그 오징어 포입니다.

손이 끈적거릴정도로 발라논 양념이 짜고 맵고 달고,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자극적인데도 이상하게 또 집게 됩니다.

그래서 별명이 아예 태국 마약간식입니다. 실제로 마약이 들어간 건 당연히 아니지만 먹다보면 손이 멈추지 않아서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하구나 싶어집니다.

벤또는 기본적으로 오징어를 말려서 양념한 스낵인데 마른오징어랑은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질기게 오래 씹는 방향이 아니라, 얇게 찢어서 양념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입니다.

첫 입은 은근히 달콤해서 방심하게 만들고, 바로 이어서 매운맛이 올라옵니다. 그 다음엔 짠맛이 입안을 꽉 잡습니다. 여기서 끝이면 다행인데, 고추 향과 오징어 향이 묘하게 섞이면서 침샘을 계속 자극합니다. 이쯤 되면 손은 이미 봉지 안으로 다시 들어가 있습니다.

이거 하나 먹으면서 맥주 마시면 한 봉지 그냥 순삭입니다. 마요 찍어먹으면 맥주 안주로도 딱이고, 영화 보면서 먹으면 영화 내용보다 봉지 비우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이 간식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태국식 양념 감각이 아주 솔직하게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단맛, 짠맛, 매운맛을 동시에 때리면서 과한데 그래서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처음 먹는 너무 양념맛이 세다고 투덜대는 사람도 있고, 이게 왜 맛있냐고 고개를 젓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한 번 적응되면 자꾸 생각난다는 겁니다. 특히 매운 거 땡기는 날에는 괜히 이 빨간 봉지가 떠오릅니다.

미국에 살다 보면 아시아 마트, 특히 태국이나 동남아 식료품 다루는 곳에는 꽤 높은 확률로 있습니다. 한인 마트에서도 수입 스낵 코너에 슬쩍 끼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구입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Thai Bento Squid Snack이라고 검색하면 맛 종류가 줄줄이 나옵니다. 오리지널 빨간 봉지부터 덜 매운 버전, 마늘 맛까지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습니다. 가격은 태국 현지보다 비싼 게 당연하지만 한 봉지에 몇 달러 선이라 가끔 중독 증상 달래기엔 큰 부담은 아닙니다.

다만 이 간식은 양념이 워낙 강해서 공복에 먹거나 밤에 연속으로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성적으로는 조금씩, 안주나 간식으로 나눠 먹는 게 맞습니다.

내가 볼때 문제는 위가 튼튼한 사람에게 이성이 봉지 앞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들 농담처럼 마약간식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워낙 스트레스가 심하니까 이런 자극적인 간식이 더 땡길때가 많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아시아 마트에서 빨간 봉지를 발견하면 알면서도 결국 집어 들게 되는거 같네요.

저는 집에 항상 20봉지정도는 쟁여두고 맥주마실때 2봉지 먹는거 같습니다. 작은 플렉스자 힐링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