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트라이앵글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이름만 들으면 삼각형 모양의 어떤 지형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사실 이 트라이앵글은 텍사스 주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달라스-포트워스(Dallas-Fort Worth), 휴스턴(Houston), 오스틴(Austin), 그리고 샌안토니오(San Antonio)를 각각 꼭짓점으로 삼아 형성된 삼각형 모양의 거대한 도시 광역권을 말합니다. 이 지역은 텍사스 경제, 문화, 정치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 인구의 약 75%가 (조사결과에 따라서 2천2백만명 - 2천3백만명) 이 트라이앵글 안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단순히 인구가 많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미국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경제력을 자랑하며, 미국 남부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 지역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갖고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지요.

먼저 북쪽 꼭짓점인 달라스-포트워스 메트로플렉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곳은 남부 최대의 금융과 기술 산업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과거에는 목화 무역과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번성했으나, 20세기 중반부터 항공, 통신, 금융, IT 산업까지 빠르게 성장하며 지금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대도시권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달라스와 포트워스는 각각 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데, 달라스는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포트워스는 카우보이 문화와 서부 개척 시대의 전통을 더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남동쪽 꼭짓점인 휴스턴은 미국 내 에너지 산업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휴스턴은 20세기 초 스핀들탑(Spindletop) 유전 발견 이후 텍사스 오일 붐의 중심지로 급부상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엑손모빌, 셸, 셰브론 같은 거대 에너지 기업들의 본사나 주요 사무소가 위치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휴스턴은 세계적인 의료 산업의 허브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 단지인 텍사스 메디컬 센터가 바로 이곳에 있으며, 우주 산업에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NASA의 존슨 우주센터가 바로 휴스턴에 있기 때문에, “Houston, we have a problem”이라는 유명한 말도 여기서 탄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남서쪽 꼭짓점인 샌안토니오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입니다. 텍사스 독립 전쟁의 상징적인 전투인 알라모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고, 현재도 알라모 요새는 텍사스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샌안토니오는 히스패닉 문화가 강하게 뿌리내린 곳으로, 멕시코와의 국경과 가까워 스페인어 사용 비율도 높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유유히 흐르는 리버워크는 샌안토니오의 명물로, 강을 따라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랑, 호텔이 늘어서 있어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위치한 오스틴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주목받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예전에는 조용한 주도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은 ‘실리콘 힐스’라고 불릴 정도로 IT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구글, 애플, 테슬라, 메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곳에 대규모 캠퍼스를 세우거나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오스틴은 또 음악과 문화의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라이브 음악의 수도’라는 별명처럼, 해마다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와 오스틴 시티 리미츠 같은 세계적인 음악 축제들이 이곳에서 열립니다. 정치적으로도 오스틴은 텍사스 내에서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도시로, 보수적인 텍사스 주 전체의 색깔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이 네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망 역시 텍사스 트라이앵글의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I-35, I-45, I-10 등의 주요 고속도로가 이 지역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어, 비즈니스와 물류 이동이 활발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물류 거점으로 이곳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히며, 주택 시장, 고용 시장 모두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텍사스 트라이앵글은 단순히 도시 몇 개가 모여 있는 지역이 아니라, 과거 농업과 석유 산업에 의존하던 텍사스가 첨단 산업, 의료, 우주, 문화,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 있게 발전하며 미국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한 상징적인 지역입니다.

앞으로도 이 트라이앵글 지역은 텍사스는 물론 미국 전체 경제와 사회, 문화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인구 유입도 계속 늘고 있고, 각종 인프라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 안에 이 지역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권 중 하나로 성장할 것이며, 미국 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성장 거점과 주거지역이 될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