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 날씨 완전 정리, 켄터키 사계절의 현실 - Lexington - 1

렉싱턴 날씨 얘기하려면 솔직히 한숨부터 나옵니다.

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다가도 전혀 다르고, 적응했다 싶으면 또 뒤통수 맞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도 이 도시 살다 보면 계절이 살아 있다는 건 확실히 느껴집니다.

일단 기후는 습윤 아열대(Cfa)인데, 이게 말은 부드럽지만 실제 체감은 여름 찜통, 겨울 축축한 냉기입니다.

1월 평균이 화씨 24~41도니까 체감은 꽤 차갑고, 7~8월은 85~90도인데 습도까지 얹히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납니다.

연간 강수량이 53인치 정도라 비도 꾸준히 오고, '오늘은 안 오겠지' 했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날도 많습니다.

눈은 10인치 정도라 많은 편은 아닌데 문제는 아이스 스톰입니다. 비가 내리다 얼어버리면 도로가 유리판처럼 변해서, 눈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봄은 또 얘기가 달라요. 3월부터 5월까지는 진짜 예쁩니다. 초록색이 유난히 선명한데, 이게 바로 블루그래스 지역 특징입니다. 이 시기에 키넬랜드 경마 시즌 열리는데, 날씨 좋고 분위기 좋고 사람들 옷차림도 살아납니다.

그런데 또 꽃가루 알러지 시즌이라 마스크 찾게 됩니다. 가을도 비슷하게 좋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 단풍이 꽤 볼만하고, 다시 키넬랜드 가을 경마 시즌 열립니다. 그러니까 봄 가을은 진짜 살기 좋고, 문제는 여름이랑 겨울입니다. 여름은 습도 때문에 체력 빨리고, 겨울은 눈보다 얼음, 그리고 하루에 날씨가 몇 번씩 바뀌는 변덕이 있습니다.

날씨 확인은 National Weather Service 기준으로 보는 게 제일 정확합니다. 특히 루이빌-렉싱턴 예보가 현실 반영이 잘 됩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 이 도시는 우산을 '가끔'이 아니라 거의 기본템으로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입니다.

방수 자켓도 계절 상관없이 필요합니다. 여름에는 에어컨 없으면 못 살고, 겨울에는 히터 없으면 못 버팁니다. 그리고 차 있는 분들은 아이스 스크레이퍼 무조건 있어야 합니다. 눈보다 얼음이 더 무섭다는 말, 여기 와보면 이해됩니다.

근데 또 이상하게, 이 고생을 상쇄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봄 들판 초록색, 가을 단풍, 그리고 경마 시즌 분위기.

이거 한 번 보면 '아 그래도 여기 살만하다' 싶습니다. 날씨는 까다로운데, 그만큼 살면서 정이 드는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