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7 Main Street
Flushing, NY 11355

퀸즈 라이브러리 플러싱 지점은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 갔을 때 메인 스트리트 특유의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서 건물만큼은 묘하게 차분하게 서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책을 읽고, 노트북을 펴서 공부하고, 아이들이 조용히 그림책을 넘기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시장통 바로 옆에 숨겨놓은 조용한 방 같은 느낌. 바깥의 혼잡함과는 완전히 다른 공기였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언어별 서가가 다양하게 구분돼 있어 여러 문화가 섞여 사는 플러싱 지역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영어 책은 물론 중국어, 스페인어, 한국어 도서도 꽤 많이 보였다.

한국 관련 역사 책을 뒤적이는 사람도 있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는 영어 기초 교재를 펴놓고 알파벳을 공부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장소가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삶을 배우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영시간은 평일 저녁까지 열려 있어 퇴근 후 들르기 좋았다. 주말에도 문을 여니 시간 맞추기 어렵지 않다. 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컴퓨터도 꽤 많이 비치돼 있어 과제하거나 업무 보러 온 사람도 많다.

프린트, 복사, 스캔 같은 기본 서비스는 물론이고 1층에는 간단히 쉬어갈 수 있는 테이블도 있다. 프로그램도 다양한데 아이들 스토리 타임, 공예 수업, 음악 듣기 행사, 직업 상담, 영어 학습 등 지역 주민을 위한 활동이 거의 끊이지 않는다.

특히 플러싱에 새로 정착한 이민자들에게는 영어 수업이나 성인 문해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된다. 한 번은 도서관에서 열리는 취업 워크숍 안내 전단지가 붙어 있는 걸 보며, 여기서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찾고 누군가는 책 한 권을 빌려 마음의 여유를 찾겠구나 생각했다.

밖은 늘 시끄럽고 빠르지만 문 하나만 지나면 책장 사이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 있다. 누구는 헤드폰을 끼고 공부하고, 누구는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고, 누구는 창가에 앉아 조용히 노트북을 두드린다.

나 역시 창가 자리에서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며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플러싱이라는 도시의 활기 한가운데 이렇게 여유를 품은 공간이 있다는 게 참 좋다.

다음엔 책을 두세 권 더 빌리고 천천히 앉아 하루를 보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