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은값이 이제 미쳤다고 할 정도로 올라가고 있네요. 버티던 은 투자자들 지금 살판 난 겁니다.

연초 대비 무려 35.54달러가 올랐는데 상승률로 따지면 131.97% 입니다. 말 그대로 두 배를 훌쩍 넘긴 상승이네요.

오늘 은 가격이 온스당 62.47까지 찍힌 걸 보고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예전엔 은 투자한다고 하면 "그걸 왜 해?"라는 말부터 나왔는데 지금은 그냥 은 시장 전체의 판이 바뀌었다고 봐야 할 수준이고, 올해 은은 원자재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세 자산이 됐습니다.

은 가격 얘기하면 다들 2011년을 떠올립니다. 21세기 들어 가장 유명한 고점이었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돈은 풀리고, 인플레이션 걱정은 커지고, 안전자산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2011년 4월에 은값이 온스당 47달러 후반에서 장중에는 거의 50달러 근처까지 갔습니다.

당시에도 난리였습니다. "이건 거품이다", "이제 끝이다"라는 말이 넘쳐났고, 결과적으로 보면 그 이후 은값은 꽤 오랫동안 힘을 못 썼습니다. 2019년만 해도 연간 최고가가 19달러 중반 수준이었으니까요. 그 시절에 은 들고 있던 사람들은 진짜 인내심 테스트를 당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때랑은 결이 다릅니다. 2025년에 들어서면서 은값은 2020년 이전의 기록들을 가볍게 넘어섰고, 이제는 60달러 선이 낯설지 않은 가격이 돼버렸습니다. 오늘처럼 62달러를 찍는 날도 있고, 시장 분위기에 따라서는 67달러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쯤 되면 단순히 "예전 고점 회복"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합니다. 아예 새로운 구간으로 넘어온 느낌이죠.

1980년에도 가격이 49달러대까지 올라갔는데, 이걸 지금 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190달러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숫자를 보면 지금의 62달러대가 비싸 보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물론 그 시절과 지금을 그대로 비교하는 건 위험합니다. 시장 구조도 다르고 산업 환경도 완전히 다르니까요.

다만 분명한 건 은이 더 이상 장식용 금속이나 투기용 자산 정도로만 취급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태양광, 전기차, 반도체 같은 산업에서 은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화폐 가치에 대한 불안이 커질수록 실물 자산에 눈 돌리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엘에이에 살다 보면 이런 변화가 더 빨리 느껴집니다. 주식으로 크게 벌었다가 크게 잃은 사람들, 집값은 올랐는데 현금은 없는 사람들, 이런 얘기가 너무 흔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금보다 부담 덜한 은으로 눈길이 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물론 은 투자가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변동성은 여전히 살벌하고 하루 사이에 몇 달러씩 움직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은이 다시 예전처럼 아무도 관심 안 주는 자산으로 돌아가긴 쉽지 않다는 것 말이죠. 오늘 62.47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은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앞으로 더 갈지 여기서 한숨 돌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은 들고 버텨온 사람들 입장에선 오래간만에 웃을 만한 장이 열린 건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