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회사 매출이 얼마 넘으면 빅4를 쓸 수 있는가?  - Sacramento - 1

이 얘기는 현장에서 꽤 자주 듣는다. "우리도 KPMG 같은 데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처음 상담 들어오면 대표님들이 한 번씩은 꼭 꺼내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는 웃음이 먼저 나온다. 왜냐하면 그 다음 대화내용이 판박이처럼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KPMG 같은 빅4를 쓰시면 일단 기본 audit 비용이 5만불에서 30만불정도 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세무컨설팅 비용도 수만~수십만 달러 수준입니다.

그러면 견적 듣고 표정 굳는다.

회계비용이 순이익 다 잡아먹는 구조인 회사가 된다.

"생각보다... 많이 비싸네요."

아니요, 생각보다가 아니라 원래 그렇다.

까놓고 얘기해보자. 빅4는 동네 회계사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니다.

그쪽은 아예 시장이 다르다.

상장사, 투자 유치 큰 회사, 글로벌 구조, 내부 회계팀 이미 있는 회사들.

그러니까 "장부 맡긴다" 개념이 아니라 "감사 받고 리스크 관리하고 구조 설계한다" 쪽이다.

그런데 매출 몇 백만 달러 수준에서 그걸 쓰겠다고 들어오면, 이건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실제로 있었던 케이스 하나 얘기해보자.

매출 700만 달러 정도 되는 회사였다.

대표님이 의욕이 넘쳤다. "우리도 체계적으로 가야죠. 큰 데 써야죠."

그래서 빅4 쪽에 문의를 넣었다. 돌아온 숫자? audit + tax 합쳐서 8만 달러대.

여기서부터 이미 게임 끝이다. 순이익이 30만 달러인데 회계비용으로 8만 달러? 이건 관리가 아니라 자해다.

문제는 일하는 방식도 다르다. 빅4는 기본적으로 프로세스가 길고 디테일하다. 자료 요청 리스트가 이메일로 쏟아진다.

재무팀 없는 회사는 그거 대응하다가 일주일이 날아간다.

대표가 직접 엑셀 뒤지고, 직원은 영수증 찾고, 결국 "이걸 왜 시작했지?" 하는 순간이 온다.

그때부터는 회계가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 프로젝트다.

반대로 우리 같은 regional firm 입장에서 보면 그림이 좀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대표가 어떤 상황인지 안다.

매출은 올라가는데 아직 조직이 크지 않고, 내부 회계팀도 없고, 비용은 최대한 아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만큼만, 딱 맞게 설계해준다. audit이 필요 없으면 굳이 안 시킨다. tax도 복잡한 구조 아니면 간결하게 간다.

재미있는 건, 일정 규모 넘어가면 결국 다시 빅4로 간다.

이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매출 5천만 달러 넘어가고, 투자 들어오고, 해외 법인 생기면 우리도 솔직히 말한다.

"이제는 그쪽 타이밍입니다." 괜히 붙잡지 않는다. 대신 그 전까지는 효율적으로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가끔은 이런 분들도 있다. "그래도 이름값 있는 데 써야 투자자들이 좋아하지 않나요?"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건 타이밍이 있다. 투자 단계 들어가기 직전에 구조 정리하면서 붙는 거지, 매출 몇 백만일 때 미리 쓰는 건 비용 대비 효과가 너무 약하다.

투자자들도 바보 아니다. 숫자 구조, 성장성, 마진 본다. 회계법인 간판 좋다고 투자하지 않는다.

결국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단계의 문제다.

회사도 성장 단계가 있고, 회계도 그 단계에 맞춰야 한다.

작은 회사가 무리해서 큰 옷 입으면 불편하다. 괜히 폼 잡다가 움직임만 둔해진다.

사업은 속도가 중요한데, 회계비용이 발목 잡으면 그 순간부터 방향이 틀어진다.

정리하면 간단하다. 매출 1-2천만 달러에서 빅4 고민하는 건 대부분 과하다.

연매출  3천만 달러정도 넘어가면서 복잡해질 때 다시 생각하면 된다.그 전까지는 효율, 속도, 유연성. 이 세 가지가 더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연매출 50M 부터 고려해 보고 1억달러 넘으면 빅4 쓰는게 자연스럽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기업 회계는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다. 돈 벌려고 하는 거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순간, 그건 이미 잘못된 선택이다.

그리고 그런 선택은,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이 한다. 그래서 우리가 계속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