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의 한인 인구가 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한인 거주 지역이 옮겨가는 변화"가 더 두드러집니다. 즉, 도심에서 교외로 확산되는 중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1970~80년대만 해도 한인들은 올니(Olney), 로건(Logan) 같은 북부 필라델피아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에 식당, 세탁소, 식품점, 한인 마켓들이 생겼고, 한국어 예배를 드리는 교회도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코리아"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당시에는 대부분 이민 1세대가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살아갔기 때문에, 한인 밀집 지역은 거의 이쪽에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한인 가정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자녀 교육과 주거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 도심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이제 한인들이 선택하는 지역은 체럼턴(Cheltenham), 애빙턴(Abington), 플리머스 미팅(Plymouth Meeting), 블루벨(Blue Bell), 노스로톤(North Wales) 같은 교외 지역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뉴저지와 가까운 남부 펜실베이니아 지역으로 이동하는 가족도 늘었고, 심지어 필라델피아에서 일하면서 델라웨어나 뉴저지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이동의 이유는 뚜렷합니다. 좋은 학군, 넓은 주택, 안전한 환경 때문입니다. 한국계 가정의 교육 관심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고, 도심보다 교외 지역 공립학교가 더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차를 이용한 생활방식이 일반화되면서 굳이 도심에 머물 필요가 없어진 것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직장과 상권 때문에 도심에 살아야 했지만, 이제는 한인 마트, 교회, 병원, 학원이 교외에도 골고루 자리 잡았기 때문에 도심에 묶일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한인 상권도 이런 변화에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 도심 중심의 마트와 식당 중심 구조에서, 지금은 교외 지역 대형 마트, 학원, 미용실, 치과, 부동산, 한식당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즉, "한인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상권이 따라가는 것"입니다. 덕분에 한인 커뮤니티는 한 곳에 모여 있는 '한 동네' 모델에서, 여러 지역에 퍼져 있는 '네트워크형 커뮤니티'로 바뀌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도심의 한인 인구는 줄어들거나 정체된 반면, 교외 지역 한인 인구는 확실히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체 수로 따지면 크게 줄지도, 폭발적으로 늘지도 않았지만, "필라델피아 한인"이 사는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옛날엔 한인들이 도심에 모여 살며 가게를 운영하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교외에서 넓은 집에 살면서 차로 출퇴근하고, 아이는 좋은 학군 학교에 보내고, 주말엔 교외 한인 마켓과 교회에 가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필라델피아 한인 사회는 '줄어든 게 아니라, 더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