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에 처음 와서 운전하다 보면 프리웨이 명소인 지역을 한번쯤은 지나가게 됩니다. 바로 하이 파이브 인터체인지입니다.

I-635, 흔히 LBJ 프리웨이라고 부르는 동서축 고속도로와, US 75 센트럴 익스프레스웨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이 구조물은 단순한 인터체인지가 아니라 달라스 교통 인프라의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하이 파이브라는 이름부터가 독특합니다. 말 그대로 다섯 층짜리 교차로입니다. 미국에서도 최초로 지어진 본격적인 5단 스택 인터체인지 중 하나로, 기존 1960년대식 노후 교차로를 전면 철거하고 완전히 새로 설계해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이 공사는 2002년에 시작해서 2005년 12월에 마무리됐는데, 원래 일정보다 무려 13개월이나 앞당겨 완공됐습니다. 공사비는 당시 기준으로 2억6천1백만 달러였고,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4억3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그야말로 달라스가 교통에 얼마나 큰 투자를 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인터체인지를 실제로 보면 그 규모가 체감됩니다. 최고 높이가 12층 건물 정도에 이르고, 상시 교량만 43개가 연결돼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동서남북으로 차들이 엉키듯 오르내리는데 처음 운전하는 사람은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 독특한 구조 때문에 이 도로는 미국 대중 과학 잡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기이한 도로 18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복잡해서가 아니라, 구조 자체가 거의 공학 전시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설계는 HNTB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인프라 설계 회사가 맡았고, 시공은 텍사스 대형 건설사인 자크리 컨스트럭션이 담당했습니다. 공사 기간 동안 엄청난 교통량을 유지하면서 공사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공사 관리와 교통 통제 면에서도 교과서처럼 평가받습니다. 그래서 2006년에는 미국 공공사업협회로부터 '올해의 공공 프로젝트' 상까지 받았습니다.

하이 파이브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크고 화려해서가 아닙니다. 이 교차로가 완성되면서 달라스 북부와 동부를 연결하는 교통 흐름이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이후 플래이노, 리처드슨, 프리스코 같은 북부 교외 도시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지금 달라스 북부가 거대한 경제 벨트로 성장한 배경에는 이 인터체인지가 있습니다.

운전하다 보면 가끔은 이 도로가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밤에는 수많은 차량 불빛이 층층이 이어지면서 달라스의 스카이라인을 또 하나의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관광 명소라고 부르긴 애매하지만, 달라스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하이 파이브 인터체인지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도시가 성장하면서 어떤 결정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결정이 지역 전체의 미래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구조물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