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NASA의 자존심이자 동시에 골칫덩이인 SLS(Space Launch System) 문제점을 인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SLS 로켓 이야기를 하려면 2022년 봄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비싼 주황색 로켓을 패드로 끌고 나와 연료를 채우는 연습을 했는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 연속으로 실패했다. 수소가 새고, 또 새고, 다시 새었다. 네 번째 시도에서는 거의 점화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또 중단됐다.

그쯤 되니 분위기는 "이쯤 했으면 그냥 쏘자"로 바뀌었고, 결국 다섯 번째 연습이자 사실상의 첫 발사 시도도 실패했다. 여섯 번째도 실패했다. 그리고 일곱 번째에야, 정말 일곱 번째 만에야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날이 2022년 11월 16일이었다. 멋지게 날긴 했지만 그 과정은 문제투성이 그 자체였다.

그렇게 한 번 날리고 나면 보통은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올해 1월, 달 궤도를 도는 유인 임무인 Artemis II를 위해 새 로켓을 다시 패드에 세우고 연료 주입 테스트를 했는데, 놀랍게도 또 연료인 수소가 샜다.

그것도 3년 전과 거의 같은 위치에서 샌거다. 몇 시간의 사투 끝에 연료는 다 채웠지만 카운트다운 막판에 누출량이 다시 치솟으면서 T-5분 전에 자동 중단. 결국 2월 발사는 물 건너갔고 빨라도 3월 이후로 밀렸다.

기자회견에서 왜 3년 전 문제를 아직도 못 잡았냐는 질문이 나왔다. NASA 쪽 설명은 수소는 아주 작은 분자라 다루기 까다롭고, 지상에서 할 수 있는 테스트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씁쓸하다. 이 로켓은 너무 비싸서 테스트용 탱크를 따로 만들 여유가 없다. 한 발에 20억 달러가 넘고, 발사대도 10억 달러짜리다. 자주 연료를 채우며 혹시 모를 손상을 감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실전이 실험이 된다.

이번에 분위기가 달라진 건 새 행정수장인 Jared Isaacman의 한마디 때문이다.

그는 SLS를 실험한 시험 비행 빈도가 NASA 로켓 중 가장 낮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사실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다들 알고 있던 이야기다. 너무 비싸서 자주 못 날리는 로켓은 그래서 위험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은 그 말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을 뿐이다.

NASA 내부에서도 이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3년 만에 한 번 날리는 로켓은 본질적으로 매번 실험일 수밖에 없고, 각각이 장인의 수작업 같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멋진 표현이지만 바꿔 말하면 매번 새로 길들이는 고가의 시제품이라는 뜻이다.

그 사이 민간에서는 SpaceX의 Starship과 Blue Origin의 New Glenn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NASA의 Slow Launch System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결국 SLS는 예술품 같은 로켓이고, 매 발사가 모험이다. 그 자체로 낭만은 있지만 일정과 예산과 현실을 생각하면 이상적인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NASA가 그 사실을 이제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이 큰 뉴스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