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주를 돌아다녀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옥수수밭이 이어지고, 그 옆으로 콩밭이 깔려 있고, 가끔씩 빨간 헛간이 하나씩 튀어나옵니다. 사실 여기와서 살다 흔히 보는 풍경이고 솔직히 심심합니다. 도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특별한 볼거리도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동네 사람들 겉으로는 소박해 보이는 농사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돈 잘버는 농민들이 사람들이 많습니다.

Ohio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농업 주입니다. 토양이 안정적이고, 극단적인 가뭄이나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농사질때 쫄딱 망했다 할만한 리스크가 낮습니다.

Ohio에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숫자부터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농사와는 다릅니다. 수천 에이커 규모로 옥수수와 콩을 돌리는 농장은 매출만 보면 연간 수백만 달러가 나옵니다.

다만 이게 그대로 수입은 아닙니다. 종자값, 비료, 연료, 인건비, 기계 할부금이 빠져나가고 나면 순수익은 매출의 일부만 남습니다. 그래도 규모가 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잘 굴러가는 해에는 농장주 개인 소득이 연 30만에서 70만 달러 선까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 농부들은 계산을 아주 잘합니다. 한 방 노리는 작물보다는 매년 비슷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농사를 선호합니다. 대표적인 게 옥수수와 대두, 그러니까 콩입니다.

솔직히 비싼 과일처럼 폼나게 수확하고 멋있게 사진 찍을 거리도 아닙니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 사료용 수요, 에탄올 원료까지 엮여 있어서 규모만 어느 정도 되면 현금 흐름이 안정적입니다.

겉으로 보면 트랙터 몰고 다니는 시골 아저씨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곡물 선물 가격을 매일 확인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게 호박 농사입니다. 가을만 되면 오하이오 농가들은 갑자기 이벤트 회사로 변합니다. 호박밭을 열고 아이들 체험장을 만들고, 건초로 미로를 깔고, 사과 사이다를 팔고, 사진 찍으러 오라고 사람을 부릅니다.

호박 자체로 큰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람을 불러 모아서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도시 근교에 있는 농가일수록 이게 잘 됩니다. 주말 이틀 장사로 소규모 농가 1년 수익을 뽑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게 달걀입니다. 그냥 달걀이 아니라 방목 달걀, 유기농 달걀입니다. 오하이오 농부들 사이에서는 닭 키우는 사람이 은근히 부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마트에 넘기는 게 아니라 지역 직거래나 파머스 마켓으로 팔면 단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닭은 매일 손이 가는 대신 현금도 거의 매주 들어옵니다. 농사 중에서는 드물게 현금 회전이 빠른 장사입니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은근히 돈 벌이가 짭짤한는 게 건초입니다. 말 키우는 농장, 승마 클럽, 레저 산업 덕분에 수요가 꾸준합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SNS에 올릴 것도 없지만, 계약만 잘 맺어두면 가격 변동도 적고 스트레스도 덜합니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는 건초 농부들이 오래 버팁니다.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CBD용 헴프도 있었습니다. 젊은 농부들 중에 도전했다가 손 털고 나온 사람도 많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유행이 지나가면 미련 없이 접습니다. 그리고 다시 옥수수와 콩으로 돌아옵니다. 이게 오하이오 스타일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계산이 맞으면 가는 방식입니다. 겉으로 보면 느긋해 보여도 여기 농민들 통장 잔고는 꽤 단단합니다. 1년에 10만불은 보통 벌더군요. 물론 밖에 나가서 일하는 농사는 힘들지만 이 동네 농부들은 크게 벌려고 욕심내기보다 오래 버는 게 진짜라는 걸 잘 알고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하이오 농사는 일단 보기에는 화려하지 않지만, 계산에 강해서 돈잘버는 오하이오 주 시골 아저씨들이 많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