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마테오라고 하면 그냥 샌프란시스코 남쪽으로 20마일 떨어져 있어서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동네 같지만, 막상 이쪽 집들을 알아보면 "여기 왜 이렇게 비싸지?"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뉴요커가 뉴저지를 놀리듯, SF 사는 사람들이 남쪽 베이에 살면 좀 외곽 사는 느낌이라고 치부하지만 정작 부동산 검색해 보면 눈이 크게 떠진다.

단독주택 하나에 차 두 대 겨우 들어가는 차고 달린 평범한 집이 200만 달러를 훌쩍 넘기고, 1950년대 지어진 오래된 랜치 스타일이라도 학교구역 좋으면 경쟁 붙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30~40분, 실리콘밸리 주요 테크기업 구역까지도 차로 금방. 그러니 돈 벌어 기웃대는 사람들 수요가 많고, 애 키우기 좋다고 소문난 학군 덕에 가족 단위 이주가 꾸준하다.

그리고 교통이 편리하다, 101과 인터스테이트 280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Caltrain이라는 통근 열차의 주요 정차역(총 3개 역)이 있어서 베이 지역 어디든 이동하기가 아주 수월하다고.


주말이면 다운타운 카페 앞에 유모차 줄지어 있고, 파머스 마켓에서 과일 사다가 잔디밭에 앉아 먹는 풍경이 자연스럽다.

조용하면서도 생활 인프라는 부족하지 않아 애매하게 도시 같기도, 교외 같기도 한 절묘한 포지션을 잡았다.

하지만 그 '애매함'이 오히려 매력이다. 샌프란시스코처럼 하루 종일 소란스럽지도 않고, 산호세처럼 완전히 테크 중심 분위기도 아니라 뭐든 무리 없이 누릴 수 있는 균형.

아침에 산책 나가면 바닷바람 냄새가 은근하게 나고, 동네 공원엔 같은 얼굴들이 반복돼서 서로 고개 끄덕이며 인사하게 된다.

살다 보면 정이 묻어나고, 생활 속 리듬이 잔잔하게 잡힌다. 물론 환상만 있는 건 아니다. 렌트비는 끊임없이 오르고 식당 가서 점심 먹으면 단품 하나에 20달러는 우습게 나간다. 테슬라, 볼보, 렉서스가 기본으로 보이는 동네라 지갑 느슨하면 금방 예산 초과.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여길 택하는 건 삶의 퀄리티라는 모호한 단어가 실제로 피부에 닿기 때문 아닐까. 업무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 저녁 햇살에 골든게이트 방향으로 살짝 물든 하늘을 보면 "음, 그래도 잘 살고 있네" 싶은 묘한 만족감.

바쁘면 바쁜대로 받아주고, 조용히 쉬고 싶으면 동네 라이브러리에서 책 한 권 들고 앉으면 된다.

여기와서 집보며 하루만 돌아다녀 보면 알게 된다. 화려하진 않은데 은근히 좋은 동네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