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만 틀면 중동의 미사일 이야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은 이제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세계 정치판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듯 하다.

예전에는 “언제나 긴장 상태”라고 표현되던 중동이었지만, 지금 대놓고 폭격하고, 드론이 날아다니고, 전 세계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공격 이후, 자국인 1,500명 이상 사망하고, 가자지구에서는 초토화 작전으로 하마스대원과 가자지구 민간인 55,000명이상 사망했다.

이제는 이란과 공방전으로 이스라엘, 이란 양측의 사상자는 계속 늘어가고 병원에는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내가 50년을 살아오며 중동문제를 보고 있었지만 요즘같은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

마치 한 발만 더 나아가면 그 유명한 중동발 '3차 세계대전'의 문을 열게 될 것 같은 위기감이다.

이스라엘 vs 이란 갈등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유일한 유대 국가 이스라엘의 대립은 종교와 정치, 그리고 생존 문제까지 얽혀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을 넘나들며 이란 혁명수비대 거점을 타격했고,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 보복은 또 다른 보복을 낳는다. 악순환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미국이 나섰고, 러시아는 이란과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은 외교적으로 중재하는 척하면서 사실상 이란 편에 서 있는 모양새다. 중동을 둘러싼 초강대국들의 세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건 '냉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다. 이미 미 해군 항공모함이 지중해로 이동했고, 공군도 이스라엘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겉으로는 “확전 방지”라 하지만, 사실상 개입 준비를 끝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미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 정치적 위기를 덮으려는 시도도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전쟁으로 잃은 외교적 리더십을 과시할 타이밍을 찾고 있다.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2.0'을 만들고 싶은 군산복합체와 로비업체들도 목을 빼고 있다.

알다시피 지난 3년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서방과 완전히 갈라섰다. 이란과 손잡고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란산 드론과 미사일 같은 무기를 러시아가 사들이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은 좀 더 영리하다. “중동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며 사우디와 이란을 화해시키는 데 성공한 전적도 있다. 하지만 그 속내는 단순한 중재가 아니다. 석유 확보, 신(新)실크로드 추진, 미국의 영향력 약화 등 계산된 행동이다. 중국은 절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이 중동에 집중하는 사이 자국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확률은 아직 낮다.

왜냐하면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도, 러시아도, 중국도 지금 당장 크게 일을 벌이고 싶지않다.

이제는 모든 나라들이 경제가 먼저다. 전면전이 터지면 다 같이 망한다는 걸 그들 스스로도 잘 안다.

하지만 '대리전'은 이미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대만-중국, 그리고 중동에서의 이스라엘-이란. 세계는 조각난 전선 위에 긴장감만 키워가고 있다.

이걸 하나로 묶는 누군가가 등장하거나, 우발적인 충돌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게 바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도미노’다.

특히 지난 2025년 5월에 발생했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이 4일만에 정전으로 유야무야 마무리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요즘 국제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하다는데 이견이 없을것이다.

최근처럼 전쟁 이야기를 이토록 가까이 느끼게 될 줄 몰랐다. 전쟁은 남 얘기, 영화 속 이야기 같았는데, 요즘은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아이가 있는 친구들은 “혹시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냐?”라며 걱정하고, 경제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요동친다. 전쟁이 시작되지 않아도, 전쟁의 ‘공기’만으로도 사람들의 삶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더 냉정하게 현실을 보고,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가짜뉴스나 유튜브 음모론에 휘둘릴 게 아니라, 어떤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눈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전쟁은 언제나 정치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그 피해는 늘 평범한 사람들이 짊어진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버텨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무관심하게 살 수는 없는 것 같다. 뉴스 한 줄에도 민감해지고, 세계정세의 방향에 따라 내 삶의 안정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

3차대전이 오지 않기를. 하지만, 그 가능성마저 ‘절대 아니야' 라고 넘길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