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개를 키우다 보면 느끼는 게 집 구조가 개들에게 천국이라는 거예요.
대부분의 주택은 거실과 주방이 연결된 오픈 구조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족이 모이는 중심이 자연스럽게 주방이 되고, 개도 그곳을 자유롭게 드나듭니다.
아무도 없는데 주방에 혼자 멍하게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우리집 개를 보고 '음식 냄새 맡는 재미겠지' 싶었는데, 너무 주방에 있는것을 좋아하니까 이젠 주방 아일랜드 옆에 밥그릇을 두고 물그릇을 채워주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개밥 주는 전용 트레이가 아일랜드 하단에 들어간 디자인도 보이더라고요. 개의 식탁이 사람 식탁 옆에 있는 셈이죠.
개는 주방에 먹을 게 있다는 걸 너무 잘 알아요. 냉장고 문이 '철컥' 열리기만 해도 냄새를 맡고 달려오고, 요리 중 음식이 바닥에 떨어지면 눈 깜짝할 새 주워 먹습니다. 저는 한 번 개가 기름에 볶은 양파 조각을 삼킨 적이 있는데, 개에게 양파가 독성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진땀을 뺐어요.
그때부터 주방 입구에 베이비 게이트를 설치해서 요리할 때는 출입을 제한합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 덮개 있는 통에 버리고 개가 냄새도 맡지 못하게 합니다.

또 중요한 건 먹는 공간을 '분리'하는 거예요. 개밥을 주방 아무 곳에서나 주면 나중엔 사람이 식사할 때마다 구걸하듯 옆에 서 있게 돼요.
그래서 저는 주방 아일래드에 푸드 스테이션을 만들어놨어요. 물그릇과 밥그릇이 같은 트레이에 있고 밥 주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여긴 네 자리야"라고 인식시키면, 음식이 떨어져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아요. 사람이 식사할 땐 'Stay'를 외치고, 개가 조용히 앉아 있으면 식사 후 간식으로 보상해주죠. 훈련을 반복하면 주방이 개에게도 '기다림의 공간'이 됩니다.
요즘은 반려견 친화적인 주방 디자인이 많아요. 밥그릇을 서랍처럼 당겨서 사용하는 슬라이드형 트레이나, 물이 자동으로 보충되는 급수대까지 나오죠. 보기에도 깔끔하고, 강아지 목 높이에 맞춰져 있어 체형에 부담도 덜해요. 다만 식사 후에는 반드시 물기와 잔여 음식을 닦아줘야 합니다. 주방은 따뜻하고 습기가 많아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곳이거든요.
또 하나 신경 써야 할 건 주방 위생이에요. 개가 바닥을 핥거나 냄새를 맡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바닥에 떨어진 양념이나 기름은 개에게 해로울 수 있어요. 요리 후에는 바닥을 한 번 더 닦아주고, 개가 들어오기 전에 환기를 시켜줍니다. 그리고 식탁 근처에는 간식 봉지를 두지 않아요. 포장지만 냄새가 나도 그걸 뜯으려고 애쓰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방은 여전히 개가 가장 행복해하는 공간이에요. 냄새로 가득한 그곳에서 가족이 모이고, 웃음소리가 나고, 음식이 만들어지니까요. 아마 개가 꼬리를 가장 신나게 흔드는 장소가 주방일 거예요.
저희 집 개도 제가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꼬리를 흔들며 다가옵니다. "뭐 주실 거예요?" 하는 눈빛으로요. 그 모습이 귀여워서 간식을 하나 주게 되면, 결국 또 주방에서 기다리게 되죠.
결국 주방에서 개를 잘 관리한다는 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함께 머무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주방은 냄새, 음식, 가족의 온기가 모이는 곳이고, 개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장소니까요.


마카롱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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