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에서 살면서 운전하다 보면 1604 Loop 순환 도로를 따라 운전하게 돼요.

도시를 감싸고 도는 LOOP 그러니까 순환도로입니다. 원한다면 빙글빙글 뺑뺑이 돌수도 있죠.

이게 원래 공식적으로 Charles W. Anderson Loop라고 한다지만 (처음 듣는데...) 그냥 '루프 1604'라고 부르죠.

이 도로는 샌안토니오를 크게 한 바퀴 도는 형태라서 도시의 여러 지역을 연결해주는데, 가다 보면 고급 주택가, 군사 기지, 쇼핑몰, 그리고 아직은 개발이 덜 된 전원 풍경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특히 북쪽 구간은 계속 공사중인곳도 있고...  인근 지역 발전이 빨라서 몇 년 만에 가 보면 새로운 아파트와 쇼핑센터가 뚝딱 생겨 있어서 깜짝 놀라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1604 루프를 타고 돌다 보면 샌안토니오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거예요.

서쪽으로 가면 넓은 농장과 목장이 보이는데, 여전히 텍사스 특유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죠. 반대로 북쪽이나 동쪽 구간으로 가면 점점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대형 마트나 몰, 레스토랑들이 즐비해 있어서 대도시 느낌이 물씬 나요. 특히 1604와 I-10이 만나는 지역은 늘 붐비는데, 그만큼 사람과 차가 몰리는 교차점이라는 뜻이겠죠.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군사 기지와의 연결이에요. 샌안토니오 자체가 'Military City USA'라고 불릴 만큼 군사 관련 시설이 많은데, 루프 1604를 돌다 보면 랜돌프 공군기지 같은 주요 베이스로 이어지는 길이 나와요. 그쪽 방면에서 운전하면 군용 차량을 가끔 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 루프가 샌안토니오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생활권을 넓혀준거라고 합니다.

이 순환도로 생기기 전에는 그냥 다운타운 중심으로만 발전했는데, 1604가 확장되면서 북쪽과 서쪽으로 새로운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자리 잡게 됐거든요. 그래서 젊은 가족들이 교외에 집을 마련하고 출퇴근은 루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그만큼 러시아워에는 좀 밀리기도 하는데 LA, NYC 쪽 극심한 트래픽과 비교하면 애교수준이죠.

드라이브 코스로도 꽤 매력적인데, 특히 저녁 무렵 북서쪽 구간을 달리다 보면 하늘이 탁 트이고 노을이 펼쳐져서 괜히 음악 크게 틀고 창문 열고 달리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오래된 텍사스의 목장 풍경과 새로 들어선 현대적인 쇼핑몰이 한 도로 위에서 공존하는 걸 보면, 샌안토니오가 어떻게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샌안토니오에 살기 시작했다면, 한 번쯤 루프 1604를 따라 드리이브를 즐기며 샌안토니오의 지역특색을 대충이라도 둘러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