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람 죽여도 형량 제각각인데, 화염병 테러로 종신형 - Denver - 1

미국 뉴스를 보다 보면 한국 사람 입장에서 가장 이해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형량입니다.

어떤 사건은 사람을 죽였는데도 몇 년 안 살고 나오고, 어떤 사건은 평생 감옥에서 못 나옵니다. 같은 살인인데도 주마다 다르고 판사마다 다르고 배심원 판단도 다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사람 죽여도 어떤 기준인지에 따라서 살인범 형량이 제멋대로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뉴스를 보다 보면 미국 법원도 "이건 정말 선 넘었다" 싶은 사건에는 엄청난 중형을 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콜로라도 볼더에서 있었던 화염병 테러 사건이 딱 그런 사례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2025년 6월 콜로라도 볼더(Boulder)에서 발생했습니다. 사건의 피의자는 이집트 국적의 모하메드 사브리 솔리만(Mohamed Sabry Soliman)이었습니다. 미국 연방 당국에 따르면 그는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체류 기간이 끝났는데도 계속 미국에 머물고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단순 우발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었습니다. 검찰 발표를 보면 거의 1년 가까이 공격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사건 당일 그는 정원사인 척 위장하고 볼더 다운타운 펄 스트리트(Pearl Street)에 접근했습니다. 당시 그곳에서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지지하는 유대인 커뮤니티 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2023년 하마스 공격 이후 매주 열리던 시위였습니다.

솔리만은 "Free Palestine"를 외치며 휘발유가 들어 있는 화염병을 던졌습니다. 무려 18개의 화염병을 준비해왔는데 실제로는 그중 2개를 던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2개만으로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당시 82세였던 카렌 다이아몬드(Karen Diamond)가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결국 몇 주 뒤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했습니다. 추가로 12명이 다쳤고, 주변 사람들까지 피해자로 인정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개까지 화상을 입어서 동물 학대 혐의까지 추가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총기 사건이 워낙 많다 보니 사람들 감각이 무뎌진 부분도 있는데, 이번 사건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단순 살인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정치·종교적 증오가 섞인 테러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솔리만이 원래 총기를 사려고 두 번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그래서 대신 사람들을 불태워 죽이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정에서도 판사는 "최대한 많은 고통을 주기 위해 시간과 장소와 무기를 선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사람 죽여도 형량 제각각인데, 화염병 테러로 종신형 - Denver - 2

결국 그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Life Without Parole)을 선고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종신형도 종류가 있습니다. 어떤 종신형은 일정 기간 지나면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이번 건은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못 나오는 형입니다. 거기에 추가로 살인미수, 폭행, 테러 관련 혐의까지 합쳐 사실상 수백 년 형량이 더 붙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미국 형사 시스템이 참 이상하기도 합니다. 어떤 살인은 몇 년 살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마약이나 절도보다 약한 형량이 나오는 사건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증오, 인종·종교 갈등, 계획적 테러 분위기가 들어가면 갑자기 형량이 엄청 세집니다. 특히 유대인 대상 증오범죄는 미국 사회에서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야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사건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현재 연방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도 따로 받고 있습니다. 연방 검찰은 사형까지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주(State) 재판과 연방(Federal) 재판이 동시에 갈 수 있기 때문에, 한 사건으로도 처벌이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사들은 "유대인 자체를 증오한 게 아니라 시오니즘(Zionism)에 반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법에서는 정치적 견해에 대한 공격은 증오범죄 적용이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FBI 진술서에 따르면 솔리만은 체포 후 경찰에게 "모든 시오니스트를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이런 표현은 거의 자살골 수준입니다.

또 하나 사람들이 충격받은 부분은 가족 문제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그의 아내와 아이들까지 이민 구금 시설에 수개월 동안 수감됐고, 현재는 추방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솔직히 미국 형사 시스템을 보다 보면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돈 많고 좋은 변호사 쓰면 형량 줄어드는 것 같고, 지역 따라 판결 분위기도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처럼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최대 피해를 노린 공격"이라고 판단되면 미국 법원도 정말 무섭게 중형을 내립니다. 특히 종교·인종 증오가 섞인 사건은 사회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보기 때문에 형량이 급격히 올라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결국 미국에서는 단순히 "사람을 죽였다"만으로 형량이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계획적이었는지, 사회적 공포를 얼마나 유발했는지, 정치·종교적 의도가 있었는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까지 전부 들어갑니다.

그래서 미국 뉴스를 보다 보면 같은 살인인데도 어떤 사람은 몇년 형을 살다가나오고, 어떤 사람은 평생 감옥에서 죽어야 하는 차이가 생기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