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가 비트코인(Bitcoin)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과 이에 대한 대비 방안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고전적인 컴퓨터와는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입니다. 고전 컴퓨터가 비트(bit)를 사용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합니다.큐비트는 동시에 0과 1의 상태를 가질 수 있어, 복잡한 계산을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양자컴퓨터는 암호 해독, 신약 개발, 기후 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1103X1117=1232051이라는 간단한 곱셈 문제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1232051을 소인수분해하면 1103과 1117이 소수이기 때문에 분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컴퓨터가 곱하기는 금방 하지만, 어떤 큰 숫자가 두 소수의 곱이라는 걸 거꾸로 알아내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니까요.
곱셈은 말하자면 직진입니다. 내가 두 수를 안다면, 그냥 길 따라 가면 되는 거죠. 하지만 소인수분해는 어떤가요? 출발점은 하나지만, 도착점은 수없이 많아 보입니다. 어떤 수로 나눠야 할지, 그 수가 소수인지 합성수인지, 나눠지긴 하는지 온갖 경우의 수를 일일이 다 시도해봐야 할 때도 있어요.
이게 바로 우리가 컴퓨터 과학이나 암호학에서 '소인수분해는 어렵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곱셈보다 나눗셈이 더 어렵다는 것은 인간도 그렇고, 컴퓨터도 그렇습니다. 바로 이 점을 이용하여 현재의 보안 시스템 알고리즘이 체계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런 구조가 해킹을 어렵게 만들고, 우리가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2023년 현재의 컴퓨터에서도 이러한 알고리즘을 해킹하는 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예를 들어, 1994년 RSA129로 알려진 129자리 숫자(426비트)를 소인수분해하는 데에는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세계에 있는 1,600여 대의 워크스테이션을 병렬로 연결해도 8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경우 250자리의 수(829비트)라면 800,000년이 걸릴 것이며, 1,000자리라면 1,025억 년이 걸릴 것입니다. 이는 우주의 나이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라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순식간에 계산되므로 현재 사용되는 보안 알고리즘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디키도 마찬가지로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한정 복제기처럼 시디키를 복제해서 찍어낼 수 있게 됩니다. 2011년의 양자컴퓨터는 겨우 21을 소인수분해하는 데 성공한 수준이었지만, 컴퓨터 분야의 발전 속도는 이쪽 방면 학자들의 상상마저 초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인수분해 문제 이외에도 수많은 암호 알고리즘이 바탕을 두고 있는 이산 로그 문제 역시 양자컴퓨터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실용화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암호 알고리즘이 쓸모없어지게 됩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분산 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합니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블록 단위로 묶어 체인처럼 연결하여 저장하며, 모든 참가자가 이를 검증하고 유지합니다. 비트코인의 보안은 주로 다음 두 가지 암호화 기술에 의존합니다:
공개키 암호화 (Public Key Cryptography): 비트코인 주소는 공개키를 기반으로 생성되며, 거래를 서명할 때 개인키가 사용됩니다. 이 과정은 ECDSA(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를 사용합니다.
해시 함수 (Hash Functions): 블록체인 내의 각 블록은 이전 블록의 해시 값을 포함하고 있어,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유지합니다. 비트코인은 SHA-256 해시 함수를 사용합니다.
양자컴퓨터 위협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보안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ECDSA 서명 해독
비트코인은 ECDSA를 사용하여 거래 서명을 보호합니다. 양자컴퓨터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통해 이산 로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격자가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유추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키가 유출되면, 공격자는 해당 키로 서명된 모든 거래를 위조할 수 있습니다.
SHA-256 해시 함수의 취약성
양자컴퓨터는 Grover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해시 함수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Grover의 알고리즘은 해시 함수의 충돌을 찾는 시간을 기존의 제곱근 시간으로 단축시킵니다. 이는 비트코인의 채굴 과정과 블록체인의 무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대비 방안
비트코인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은 양자컴퓨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요 대비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포스트-양자 암호화 (Post-Quantum Cryptography)
포스트-양자 암호화는 양자컴퓨터에 강한 암호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분야입니다. 비트코인은 현재의 암호화 방식을 포스트-양자 암호화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보안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해시 함수의 강화
비트코인은 SHA-256 해시 함수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 강력한 해시 함수를 도입하거나 해시 함수의 길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다중 서명과 분산 보안
다중 서명(Multi-Signature) 기술과 분산 보안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단일 개인키가 유출되더라도 전체 시스템의 보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보안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트-양자 암호화와 같은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