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전시 갈라가 2월 21일 토요일,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렸다.
갈라는 올림픽 공식 경기 이후 열리는 축하 성격의 이벤트로, 각 종목의 스타 선수들이 부담 없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점수도 없고 심판도 없는, 말 그대로 선수들의 축제이다.
그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Alysa Liu였다. 이틀 전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낸 20살의 미국 선수.
갈라의 마지막 순서라는 건 곧 그날 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자리라는 뜻이다.
그리고 Liu는 그 기대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넘어섰다. PinkPantheress와 Zara Larsson의 'Stateside'에 맞춰 새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다. 경기에서 Donna Summer의 'MacArthur Park Suite'로 관중을 압도했던 선수가, 갈라에서는 완전히 다른 바이브로 나왔다.
먼저 팩트를 정리하자. Liu는 2월 19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커리어 최고 점수인 총 226.79점을 찍으며 금메달을 땄다. 쇼트 프로그램 3위에서 프리로 역전한 것이다.
은메달 Sakamoto Kaori(224.90), 동메달 Nakai Ami를 모두 제치고. 미국 여자 피겨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Sarah Hughes 이후 24년 만이다. 메달 자체로 따지면 2006년 토리노에서 Sasha Cohen이 은메달을 딴 이후 20년 만의 개인 종목 메달이기도 하다.
여기에 팀 이벤트 금메달까지 합치면 Liu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숫자로만 보면 이미 엄청난 성과다.
그런데 내가 더 주목한 건 갈라다. 왜냐하면 경기는 '무엇을 해냈는가'를 보여주지만, 갈라는 '지금 이 선수가 어떤 상태인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선수는 13살에 미국 내셔널 챔피언이 됐다. 미국 여자 선수 최초로 경기에서 쿼드 점프를 착지한 prodigy였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서 6위를 했고, 그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나이 겨우 16~17살 때다.2년 넘게 빙판을 떠나 있었다. 그러다 2024년 복귀했다. 본인이 말한 표현을 빌리면 "Round Two". 이번에는 다르게 하겠다는 거다. 결과에 집착하는 대신 자기 방식으로, 자기가 원하는 스케이팅을 하겠다고.
복귀 후 2025년 세계선수권 우승. 그리고 2026년 올림픽 금메달. 스토리가 너무 깔끔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올림픽 갈라는 40명 넘는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이벤트다. 경기의 긴장감이 없으니 선수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갈라에서도 Kazakhstan의 Shaidorov는 팬더 코스튬을 입고 쿵푸 파이팅을 했고, 이탈리아의 Conti와 Macii는 관중과 함께 마카레나를 췄다. 프랑스의 Adam Siao Him Fa는 반 고흐 그림이 그려진 의상으로 백플립을 돌았다.이런 무대에서 Liu가 선택한 건 PinkPantheress의 'Stateside'. Gen Z 팝이다. 경기에서 쓴 Donna Summer의 클래식한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현대적이고 가벼운 바이브. 이 음악 선택 자체가 하나의 statement다. "나는 지금 즐기고 있다."
Liu 본인도 갈라 전 인터뷰에서 말했다. 새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새 드레스를 입을 거고, 다시 한번 큰 무대에 서게 되어 기쁘다고. 금메달을 딴 지 이틀 만에 다시 빙판에 서면서도 에너지가 넘쳤다. 번아웃으로 은퇴했던 선수의 모습이 아니다.
솔직히 이 스토리가 나한테 와닿는 건 미국에서 똑같은 패턴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시작할때 찬사를 듣고, 미친 듯이 성과 내고, 어느 순간 완전히 타버리는 사람들.내가 배운 건, 번아웃에서 돌아오는 사람과 못 돌아오는 사람의 차이가 결국 동기(motivation)의 리셋에 있다는 거다. 외부 보상(점수, 메달, 승진, 연봉)으로 달리던 사람이 내적 동기(재미, 성장, 자기표현)로 엔진을 바꿀 수 있느냐의 문제.
Liu가 정확히 그걸 해냈다. "I really don't feel nervous. I don't feel the pressure. There's nothing holding me down or holding me back." 금메달 따기 전 쇼트 프로그램 끝나고 한 말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이 말이 나온다는 건, motivation의 source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증거다.
결과? 커리어 베스트 점수와 올림픽 금메달. 역설적이지만 결과를 내려놓았을 때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
밀라노 빙판 위에서 PinkPantheress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던 20살짜리 선수의 모습.
2년 전 모든 걸 내려놓았다가, 자기 방식으로 돌아와서, 정상에 서고, 그걸 즐기고 있는 얼굴.
그게 이번 갈라의 진짜 하이라이트였다.


아이오와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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