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세 생각만 하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우리 집은 부에나파크에서 3베드룸을 렌트해서 살고 있는데 월세가 3500달러입니다.

처음 계약할 때 잘 계약해서 싸게 한 편이지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집세라는 게 갈수록 부담으로 느껴집니다.

매달 말이 되면 자동이체 날짜가 다가옵니다. 그때쯤 되면 괜히 통장 잔액을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3500달러가 매달 빠져나가는 걸 보면 마음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요즘 캘리포니아 물가가 워낙 올라서 생활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장을 봐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나오고, 아이 학교 관련 비용도 계속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가끔 남편이랑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집을 산 것도 아닌데 매달 집값 내는 기분이다." 물론 렌트라는 게 원래 그런 구조지만 숫자가 커지니까 체감이 다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집주인 할머니를 잠깐 만났는데 조금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집 주인이 연세가 꽤 있는 할머니인데, 가끔 집 상태 보러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그날도 잠깐 인사를 하는데 할머니가 요즘 너무 힘들다고 하시는 겁니다.

나는 순간 조금 놀랐습니다. 집세를 받는 입장이니까 그래도 생활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할머니 말로는 요즘 캘리포니아가 너무 비싸서 본인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재산세도 오르고 보험료도 오르고 집 수리비도 예전보다 훨씬 비싸졌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솔직히 마음속으로 약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매달 3500달러 집세 내느라 계산하면서 사는데, 집세 받는 집이 두 개 있는 분이 요즘 너무 힘들다고 하니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순간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뭐라고 해야 하나."

물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캘리포니아는 집을 가지고 있어도 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하죠. 재산세, 보험료, 수리비 같은 것들이 계속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었습니다. 그래도 렌트 사는 입장에서는 약간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집세 내는 사람도 힘들고, 집세 받는 사람도 힘들다고 하면 도대체 누가 편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캘리포니아 생활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다들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여도 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계산대에 서 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 듭니다. 몇 년 전에는 같은 장바구니로도 훨씬 적게 나왔던 것 같은데 요즘은 금액이 금방 올라갑니다. 기름값도 그렇고 식당 가격도 그렇고 모든 것이 조금씩 올라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집세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한숨이 나옵니다. 우리는 매달 집세 내느라 신경 쓰고, 집주인 할머니는 렌트 집 두 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요즘 살기 힘들다고 하시고. 결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이 학교도 있고 남편 일도 있고 당장 이사를 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또 다음 달이 되면 3500달러 집세를 보내겠지요.

요즘은 이 동네에서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각자 사정은 다르지만 비슷하게 계산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