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6살이었을때인가... 우리 집에 들리신 친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할아버지의 흰머리를 만져본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햇빛을 받으면 새하얗게 보이는 머리색을 보면서 왜 70살을 넘기신 할아버지는 흰머리가 가득한지 궁금했었다.
세월이 흘러 이젠 새치가 가득해진 내 스스로의 모습을 거울을 볼 때마다 그때의 질문이 다시 떠오른다.
흰머리는 서서히 처음엔 한 가닥, 그다음엔 몇 가닥, 그리고 어느 순간 머리 전체가 빛을 잃은 듯 보인다.
피부색이 검든 희든, 언어가 다르든 신앙이 다르든, 이 과정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일어난다.
인종과 국경을 가리지 않는 자연의 가장 공정한 판결문이 바로 노화와 함께 오는 흰머리다.
우리는 머리색을 정체성처럼 붙잡고 산다. 검은 머리는 동양인의 표식, 금발은 서구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 모든 색은 하나의 회색으로 수렴한다.
마치 인생의 끝에서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자연이 먼저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나이를 먹으며 몸이 약해진다고만 말한다. 그러나 사실 영혼은 더 깊고 튼튼해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자신의 흰머리를 부끄러워하지만, 나는 그것이 인생의 훈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피부가 검은 이도, 밝은 이도, 언젠가는 모두 같은 색의 머리를 갖게 된다.
만약에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그냥 흰머리라면 세상은 조금 더 겸손했을까.
아마도 우리는 처음부터 늙음의 지혜를 품고 서로를 대했을 것이다. 경쟁보다 연대를, 분노보다 연민을 먼저 배웠을지 모른다.
거울 앞에서 나는 내 흰머리를 바라본다. 그것은 인생의 완성에 다다르고 있다는 표지다.
세상을 너무 사랑했던 흔적이자, 동시에 세상을 내려놓은 증거다.
결국 흰머리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너만 늙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종, 모든 민족, 모든 시대의 사람이 이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너도 그 행렬의 한 사람일 뿐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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