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 주 서쪽 끝자락 블루릿지 산맥 안쪽에 있는 도시 애슈빌입니다.

이름도 예쁘고 미국에서 스위스기분 느낄만한 곳이라고는 하는데 막상 가보면 좀 별로인 점도 많습니다.

미국치고 도로도 좁고 주차난이 심해요. 주말엔 차들이 밀려서 다니는데 "이게 놀러올만한 힐링 도시냐?" 하고 물을 겁니다. 그래도 경치는 뭐... 인정합니다. 산이 도시를 감싸고 있어서 창문만 열면 그림엽서 한 장이죠.

도시 중심부는 프렌치 브로드 강이 지나가고 그 주변에 카페랑 공방이 잔뜩 있습니다.

예술의 도시라고들 하는데, 솔직히 요즘은 예술보다 관광객이 더 많습니다. 관광객 수가 주민보다 많을 때도 있다니까요. 인구는 9만 명 중반쯤인데 주말엔 마치 뉴욕 타임스퀘어 느낌 납니다. 주차할 데 없고 사람이 많아요.

날씨는 괜찮습니다. 여름은 덥긴 해도 남부 다른 도시처럼 숨 막히지는 않아요.

겨울엔 눈이 살짝 오고, 그럴 땐 도시가 영화 세트장처럼 변합니다. 근데 눈 치우는 건 느립니다. 길 막히면 그냥 각자 알아서 가야 돼요. 봄엔 들꽃이 피고 가을엔 단풍이 장난 아니게 예쁜데, 그 시기에 차가 또 미어터집니다. 가을 단풍 시즌엔 아예 현지인들은 외출 안 한다는 말도 있어요.

그리고 요즘 애슈빌에서 문제로 꼽히는 게 바로 마약 중독자 문제입니다. 시내 나가면 자주 눈부릅뜨고 이상한 행동하는 사람들 종종 보입니다. 이런 사회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어요. 예술의 도시라고 부르기엔 이제 조금은 지쳐 보이는 느낌이에요.

물론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애슈빌을 천국이라 부릅니다. 지역 브루어리가 수십 곳이라 맥주 종류만 100가지가 넘죠. 거리엔 버스킹 음악도 들리고 분위기 자체는 흥겹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겐 자유로운 예술 도시, 또 어떤 사람에겐 너무 붐비고 정신없는 곳일 수도 있죠.

정리하자면, 애슈빌은 경치 하나는 끝내주지만, 그 외엔 다소 피곤한 도시입니다. 운전 스트레스 받고, 관광객에 치이고, 도심은 정신없지만, 그래도 어쩐지 한 번쯤은 가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