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 친구들 보면 하나둘씩 다시 사무실 출근을 시작했더라고요.

나도 그 대열에 슬며시 합류했는데요, 그게 말처럼 쉽진 않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들한테 "안 나오면 잘라버릴 거야"라고 한 것도 뉴스에서 봤고, 애플, 구글 같은 빅테크들도 이제 다들 사무실 복귀를 외치기 시작했죠.

한동안 "줌으로만 살던" 우리가 다시 회의실에 갇히는 시대가 온 거예요.

다시 화장하고 운전해서 출근하는 게 이렇게 피곤한 일이었나 싶네요.

문제는 이거예요. 재택 때는 알람 꺼두고도 잘만 일했는데, 요즘은 눈 뜨자마자 전쟁이에요. 세수하고 화장하고 옷 고르고, 그다음에 교통지옥. 이 모든 걸 통과해야 겨우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끔 한숨이 나와요. 그리고 퇴근길엔 체력이 0이 됩니다.

재택 때는 점심시간도, 일하는 시간도 유동적으로 조절했는데... 사무실은 아니잖아요. 아침 9시에 안 앉아있으면 눈치 보이고, 퇴근 시간도 칼같이 맞춰야 하니 뭔가 하루가 숨막히게 돌아가요. 특히 저는 '아침형 인간'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적응이 쉽지 않아요.

화면 너머로만 보던 동료들과 실제로 마주 앉으니 괜히 어색하고, 말 한마디도 신경 쓰이더라고요. 누가 내 옆에서 계속 전화 받거나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들어도 집중이 안 되고... 사회성이 낮아졌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집에선 노트북 각도부터 조명, 커피잔 위치까지 다 내 마음대로였잖아요. 근데 사무실은? 에어컨 너무 춥고, 내 자리 좁고, 뒷자리 사람 목소리 크고... 벌써부터 다시 집으로 도망가고 싶어요.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해도 이렇게 힘든데 매일매일 나가는 분들 정말 리스펙이에요. 저는 회사에 건의해서 주 3회만 출근하는 식으로 조절했어요. 하루는 집에서 숨 좀 쉬고, 하루는 회사에서 에너지 뿜고. 그렇게 적응 중이에요.

요즘은 버스 안에서 오디오북 듣는 재미에 빠졌어요. '출근길 = 스트레스' 공식은 버려도 돼요. 가끔은 팟캐스트 들으면서 힐링도 하고요. 아침에 생각보다 머리가 맑아지더라고요?

사무실에서 너무 활발한 척 안 해도 괜찮아요. 저는 먼저 커피 한 잔 하면서 가볍게 인사 나누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점점 말 트이고, 그제서야 좀 덜 어색해졌어요. 완벽한 '사무실형 인간'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친절한 동료' 정도는 괜찮잖아요?

작은 식물 하나, 좋아하는 사진 한 장,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사무실을 내 공간처럼 느끼게 하는 아이템 몇 개만 있어도 하루가 훨씬 덜 버겁더라고요. 분위기가 불편해도, 그 속에 나만의 포인트를 만드는 건 내 몫이니까요.

사무실 출근이 힘들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건 아니에요. 그저 새로운 리듬에 몸이 적응 중일 뿐이에요

며칠 전엔 거울 보면서 혼잣말했어요. "이제 출근도 좀 익숙해졌네...?"

적응되나 싶으니까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