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출장이 잦아 LAX를 자주 이용합니다. 누군가는 LAX를 "미국 서부지역의 관문"이라고도 부르고, 또 누군가는 "세계에서 가장 정신없는 공항"이라며 고개를 젓기도 하죠.

이 수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미국 사람일까, 외국인일까?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공항은 매일 바글바글합니다. 출국장 앞에서 셀카 찍는 사람들, 입국장 앞에서 가족을 찾는 사람들,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중국어, 불어까지... LAX는 진짜 '전 세계 언어 박람회장' 수준이에요.

LAX는 하루 평균 약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팬데믹 이전엔 1년에 무려 8천만 명 이상이 이용했었죠. 2024년 통계에 따르면, 다시 그 숫자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고 해요. 그중 국제선 승객은 약 30%, 나머지 70% 정도가 미국 국내선 이용객입니다. 그러니까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대략 6만 명 이상이 해외에서 LAX로 들어오는 거죠.

LAX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자는 한 달 평균 150만 명 이상. 연간으로 보면 약 1천8백만 명 정도가 외국에서 들어옵니다. 특히 멕시코, 캐나다, 영국, 일본, 한국, 중국 순으로 방문객 수가 많아요. 그런데 재밌는 건, LAX는 한국에서 오는 방문객 비중이 꽤 높은 편이라는 겁니다.


한국발 LAX 도착 항공편은 직항 기준으로 하루 평균 5~7편 정도의 인천(LAX–ICN) 노선이 운영됩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아메리칸항공(코드쉐어), 델타,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항공사들이 이 노선을 커버하고 있고, 특히 여름이나 겨울 방학철에는 탑승률이 거의 90% 이상입니다.

특히 대한항공은 LAX에 미주 거점 역할을 하다 보니, 매일 두 번 이상 뜨는 날도 있어요. 새벽 도착편, 점심쯤 도착편... 저는 새벽에 도착해서 입국심사 받고 나와버릇해서 공항 앞에서 해 뜨는 거 자주 봅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보통 10시간에서 11시간 정도 걸리는데, LAX에 도착하면 '역시 미국 왔구나' 싶을 정도로 입국심사가 느릿느릿합니다.
물론 요즘은 전자여권 자동 심사 키오스크가 생겨서 좀 빨라졌지만, 줄 서는 데 40분, 짐 나오는 데 20분, 공항 빠져나오는데 1시간 반.. 거의 변하지 않는 전통이죠.

LAX는 솔직히 처음 가면 당황스러워요. 안내판은 있는데 복잡하고, 터미널 간 연결도 헷갈리고, 짐 찾고 나서 우버 타려면 또 한참 걸어가야 하고...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이는 곳이라는 점에서 저는 이 공항이 참 재밌다고 느낍니다.

비즈니스 차 한국을 왔다갔다 하다 보니, 공항이란 공간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커뮤니티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전 세계에서 온 수만 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과 사연을 안고 같은 공간에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는 장소.

그리고 그 가운데 LAX가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가슴 뭉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LA LA land로 날아오는 비행기들과 다른지역으로 떠나는 수많은 비행기들의 행렬.... 그리고 그안에 타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이 한 쳅터를 시작하고 또 닫는 문같은 장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