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오와 시티에 산 지 몇 해가 지나고 나니, 여기 사는거 어떻다고 설명할 때마다 묘한 곳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완전히 시골포지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카고나 미니애폴리스 같은 대도시도 아닙니다.
중간 어딘가 애매한 포지션이 어떤 날은 참 좋고, 어떤 날은 은근히 사람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저는 초등학생 아들 하나 키우는 주부인데, 아이 키우며 지내다 보니 이 도시의 성격이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아이오와 시티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아이오와 대학교입니다.
이 도시의 분위기, 집값, 렌트비, 문화생활, 심지어 동네 카페 메뉴 구성까지 전부 학교를 기준으로 돌아갑니다.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 도시가 갑자기 한 박자 쉬어 가는 느낌이 들고 학기가 시작되면 거리 풍경이 한순간에 젊어집니다.
학군도 이 지역 초중고 공립학교는 안정적이고, 대학 진학률이나 교육 환경에 대한 부모들 만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미드웨스트 여러 주에서 가족 단위 이사가 꾸준히 들어옵니다. 아이오와 주 전체가 교육에 큰돈을 쓰는 편은 아니라는 말이 많지만 아이오와 시티만큼은 예외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이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렌트비는 이 도시의 장단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항목입니다. 시카고나 미니애폴리스에 비하면 확실히 싸지만 아이오와 주 평균으로 보면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특히 대학 근처 원베드 아파트는 학생 수요 때문에 매년 가격이 오르고 학기 시작 전에는 괜찮은 렌트가 정말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가족 단위가 선호하는 노스 리버사이드나 코랄빌 쪽은 조용하고 살기 좋은 대신 렌트비와 집값이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그래도 대도시와 비교하면 집 유지비, 자동차 보험, 재산세 부담은 훨씬 덜한편이죠.
생활비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싼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료품, 외식비, 개스비는 미드웨스트 평균 정도라서 대도시에서 이사 온 사람들은 체감적으로 숨이 트인다고 하고 시골 소도시에서 온 사람들은 살짝 비싸다고 느끼는 정도입니다.
문화생활은 기대 이상이면서 동시에 한계가 분명합니다. 아이오와 대학교 덕분에 공연, 전시, 강연, 영화제 같은 이벤트가 끊임없이 열립니다. 재즈 공연, 독립영화 상영, 작가 낭독회 같은 건 웬만한 대도시 못지않게 자주 열리지만 한국사람에게 재미있는건 많지 않습니다. 한두 개 공연장을 중심으로 거의 모든 문화 일정이 돌아가다 보니 몇 년 살면 패턴이 보입니다.
주말 밤늦게까지 놀 거리가 많은 도시를 기대하면 실망하지만 평일 저녁에 조용히 문화생활을 즐기기엔 이만한 곳도 드뭅니다.
날씨는 여름은 덥고 습하고, 겨울은 길고 춥습니다. 눈도 자주 오고 바람이 세서 체감 온도가 꽤 낮습니다.
대신 봄과 가을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캠퍼스와 아이오와 강 주변이 온통 색으로 물들면 이 도시가 가진 장점이 한꺼번에 살아납니다. 이런 모든 요소를 종합해 보면 아이오와 시티는 누군가에게는 딱 맞는 도시이고 누군가에게는 조금 심심한 도시입니다.
대도시에 지친 사람에게는 안정감 있는 삶의 리듬을 주고 시골이 답답한 사람에게는 적당한 활력을 줍니다. 그래서 살다 보면 좋을 때는 이만한 곳이 없고 답답할 때는 이만큼 애매한 곳도 없다는 걸 체감하게 되는 그런 도시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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