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미국 주택시장과 금융권을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태 속에서 우리 가족은 아이오와시티에 작은 집 한 채를 장만했습니다.
모두가 "지금은 집 살 때가 아니다"라며 만류했지만, 당시 우리 상황에선 더 이상 렌트비를 날리는 것이 싫다보니 서둘러 구입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7인 가족의 집. 남편과 저, 시부모님, 그리고 세 아이들. 매일이 전쟁이지만, 웃음과 소란이 끊이지 않는 이 집은 지금까지도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하지만 가족이 커가면서 공간은 점점 부족해지고, 시부모님 건강까지 고려하면 ‘이사’는 점점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습니다.
제가 집을 처음 산 2009년, 아이오와시티의 주택 중간 가격은 약 $165,000 정도였습니다. 당시엔 금융위기 직후라 가격도 약간 떨어져 있던 시기였죠. 제가 구매한 집도 17만 달러였고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특히 팬데믹 이후로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4년 기준 아이오와시티의 평균 주택 가격은 약 27만정도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단순히 가격만 보면 100,000달러 이상 상승한 셈이죠.
물론 미국 동서부 대도시처럼 폭등 수준은 아니지만, 중소도시로서 아이오와시티는 꾸준히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어요. 특히 대학교와 병원,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택 수요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죠. 이 지역은 투기세력도 많지 않아 ‘버블’ 걱정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지금 집에서 15년 가까이 살다 보니, 다음 집에선 어떤 조건이 꼭 필요한지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시부모님을 위한 1층 방과 욕실: 계단 오르내리는 게 점점 힘들어지시는 시점이기 때문에, 1층에 생활공간이 있는 구조가 필수예요.
아이들 각자의 공간: 세 아이가 커가면서 각자 방이 필요해졌어요. 특히 고등학생이 된 큰아이는 공부할 조용한 공간이 절실하죠.
넓은 주방과 가족실: 7인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려면 공간이 넉넉해야 해요.
학교, 병원과의 거리: 여전히 남편과 저는 맞벌이 중이라 등하교와 병원 접근성도 중요합니다.
하루 일과 중에서, 틈만 나면 부동산 앱을 켭니다. Zillow, Realtor.com, Redfin 같은 앱으로 동네 매물은 물론, 가격 추이, 세금, 학군 등까지 체크하죠. 요즘 제가 관심 있게 보는 건 4베드룸 이상, 2욕실 이상, 최소 2,500스퀘어피트 이상 되는 주택들인데… 가격이 대부분 $360,000~$400,000 사이예요.
사실 지금 집을 팔면 20만 후반에 매매가 가능할 것 같은데, 그걸 전부 다운페이로 넣어도 여전히 융자를 좀 받아야 하니 고민이 됩니다.
7인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집은 단순히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아이들이 커가는 현장이며, 시부모님의 노후를 함께 지켜볼 수 있는 곳이고, 때론 가족 간 갈등과 화해가 공존하는 공간이죠.
그렇기에 다음 집을 고를 땐 ‘크기’와 ‘가격’뿐만 아니라, ‘삶의 무게’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랍니다.
요즘도 밤이면 남편과 와인 한 잔 하며 이야기합니다.
“우리 집, 다음은 어디일까?”
그리고 둘이 동시에 웃습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편하고, 조금만 더 넓고,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집.”
그 집을 찾는 여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 과정도 참 소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