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다 보면 같은 양을 마셨어도 어떤 사람은 멀쩡, 어떤 사람은 금방 취하게 되요.

나도 40이 되고 나니까 예전보다 훨씬 빨리 취하고, 주변 사람들 반응을 보면 남자랑 여자가 술에 반응하는 방식이 진짜 다르다는 걸 느끼게 돼요. 특히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빨리 취하는 이유는 단순히 "술이 약하다"가 아니라 몸 자체가 알코올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더라고요.

술이 몸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부담을 받는 건 간이에요. 알코올을 해독하는 건 간의 일이니까, 남녀 가리지 않고 무조건 간이 바빠져요. 근데 문제는, 여자들은 체지방 비율이 더 높고 체내 수분은 상대적으로 적어요.

알코올은 물에 녹는 성질이 있어서, 몸속 물이 많을수록 희석되는 비율이 커지는데, 여자는 이 양이 적다 보니까 같은 잔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빨리 올라가요. 그러니까 "2~3잔밖에 안 마셨는데 갑자기 훅 간다"는 느낌이 생기는 거죠.

뇌도 금방 반응해요. 술이 들어가면 신경 전달 속도가 느려지고 판단력이 떨어지는데, 여기서 남녀 차이가 조금 생겨요. 남자는 술이 오르면 충동성이 올라가고 과감해지는 경향이 있고, 여자는 감정선이 먼저 흔들려요.

평소엔 멀쩡한 사람이 울거나 너무 들뜨거나 하는 게 그래서 생기죠. 이걸 보면 "여자는 감정적이다"라는 편견이 아니라, 술이 뇌의 억제·흥분 시스템을 건드리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심장이나 혈관 쪽도 차이를 만들어요.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데, 여자는 혈관 반응이 좀 더 민감해서 빨개지고 어지러운 느낌이 더 빨리 와요. 남자는 근육량이 많아서 혈액 분포가 조금 더 넓게 퍼지지만, 대신 취기가 오를 때 갑자기 확 올라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겉으로는 늦게 취한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훅 무너지는 경우가 있죠.

위장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여자는 위 점막이 더 민감해서 적은 양의 술에도 속쓰림이나 구토 같은 자극 반응이 빨리 오고, 남자는 양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위장 자체가 무리되는 순간이 더 크게 나타나요. 결국 누구나 힘든 건 똑같지만, 여자는 "빠르게, 강하게" 반응하고, 남자는 "늦게 오다가 한 번에 크게" 오는 느낌이 있어요.

결국 정리하면, 여자가 술을 더 빨리 취하는 이유는 단순한 체질 문제가 아니라 체수분 비율, 지방 비율, 호르몬, 신경 반응 방식, 혈관 민감도 같은 여러 요소가 겹쳐서 그런 거예요. 같은 술잔을 들고 있어도 몸에서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니 반응도 다르게 나타나죠.

나이를 먹을수록 더 와닿는 건 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타격을 준다는 거예요.

다만 그 타격이 누구에게 얼마나 강하게 오는지가 다를 뿐이죠.

모두 적당하게 마시고 멈추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