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살면서 하나 확실하게 느낀 게 40대 남자 인상, 얼굴이나 몸에서 결정되는 거 아니다.

옷에서 먼저 결정된다.

솔직히 헬스한다고 아무리 땀을 빼도, 코스트코에서 집어온 티셔츠를 걸치는 순간 그 노력은 안 보인다.

근데 대부분의 40대 남자들 "깨끗하면 됐지 뭐 ㅋㅋ"

그래서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티셔츠, 세일 청바지 하나, 뉴발란스 런닝화 하나.

이걸로 몇 년 계속 입고다닌다.

근데 현실이 좀 냉정하다. 이 조합, 편한 옷이 아니라 그냥 "아재 패션"이다.

여자들이 극혐하는 40대 남자 옷차림에는 패턴이 있다?

첫 번째, 핏이 없다.

너무 크거나, 어깨선이 내려갔거나, 전체적으로 헐렁하거나.

몸을 입고 있는 게 아니라 옷이 사람을 덮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텐트 치고 다니는 것 같다고 하면 좀 과한가.

두 번째, 색이 없다.

어두운 네이비, 회색, 검정. 이 세 가지만 무한 반복.

장례식장 가는 것도 아닌데 왜 매일 상복이냐는 거다.

세 번째,

전신 기능성 세트. 기능성 티에 기능성 바지, 기능성 운동화.

근데 이건 일상복이 아니라 주말에 Home Depot 가는 작업복이다.

"나 지금 일하러 가는 중입니다" 이 느낌이 온몸에서 나온다.

비싼 옷 말고 기준을 바꾸자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비싼 옷을 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기준만 바꾸면 된다.

첫 번째, 사이즈. 40대 패션의 한 70%는 핏에서 결정된다고 봐도 된다.

어깨선이 딱 맞고, 소매랑 바지 길이가 남지 않는 것. 요즘은 슬림핏까지 안 가도 된다. 레귤러핏만 제대로 입어도 인상이 확 정리된다. 팁 하나 주자면, 옷 살 때 습관적으로 L 집지 말고 M을 한번 입어봐라.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두 번째, 컬러에 밝은 거 하나만 넣어라.

검정 회색만 입고 다니지 말고 흰색, 베이지, 올리브, 라이트 블루 중에 하나만 섞어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히 엘에이는 햇빛 아래서 전신 다크톤이면 답답해 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밝게 입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 번째, 매장을 바꿔라.

코스트코, 샘스클럽이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거다.

40대 남자가 미국에서 기본 아이템 사기 좋은 데가 따로 있다.

제이크루(J.Crew)나 바나나 리퍼블릭은 출근복이랑 일상복 사이 딱 그 밸런스가 좋다.

주말 캐주얼이면 갭(GAP)이나 아메리칸 이글도 충분하다.

조금 여유 있으면 노드스트롬(Nordstrom)에서 한두 벌만 골라봐라. 그것만으로 전체 분위기가 확 바뀐다.

네 번째, 신발.

아재 패션의 결정타가 뭔지 아나. 낡은 러닝화다.

몇년째 신고다니는 그 운동화. 아무리 위에 잘 입어도 발한번 보면 운동화같은 신발에서 그냥 깬다.

일상용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기본 라인이면 충분하고, 여유 있으면 커먼 프로젝트 스타일의 미니멀 디자인.

마지막, 조합이다.

로고 크게 박힌 티셔츠 대신 무지 티. 헐렁한 카고바지 대신 슬림한 치노팬츠.

두꺼운 기능성 점퍼 대신 가벼운 셔츠 재킷. 이것만 바꿔도 "대충 입은 사람"에서 "좀 신경 쓰는 사람"으로 바뀐다.

그래서 내 생각은 엘에이에서 40대 남자의 경쟁력은 정리된 느낌에서 나온다.

비싸 보이는 것보다 몸에 맞고 깔끔해 보이는 게 훨씬 중요하다.

센스라는 건 타고나는 게 아니다. 선택에서 만들어지는 거다.

그리고 40대 남자 패션은 스타일이 아니라 태도니까 대충 입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이미 달라져 있는 모습이 나올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