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팰팍에 거주 중인 주부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한국 학부모들에게 빠질 수 없는 단골 주제 바로 아이비리그입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미국 살면 대학 보내기 좀 수월하지 않냐고 하시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는 입시 전쟁터 수준이 아니라 거의 입시 지옥입니다. 특히 요즘 우리 아들이 입에 달고 사는 그 이름, 유펜 때문에 제 수명은 매주 팍팍 줄고있는 중입니다.
팰팍의 아침 공기는 한국보다 더 뜨겁습니다. 아침에 브로드 애비뉴에서 커피 한 잔 들고 앉아 있으면, 옆 테이블 대화는 거의 정해진 레퍼토리입니다. "거기 SAT 학원이 용하다더라." "누구네 집 애는 AP를 열 개나 들었다더라." 이런 소리 들으면 괜히 심장이 벌렁벌렁합니다.
한국에서 대치동 엄마들이 스카이 보내려고 뛰는 것처럼 여기 뉴저지 엄마들도 아이비리그 보내려고 맘 보더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이들 라이드, 과외 선생 컨택, 운동 스케줄 관리. 이 모든 걸 소화하다 보니 제 멘탈은 이미 해병대 출신이 되버린지 오래입니다.
어느 날 고등학생 아들이 저를 보더니 아주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Mom, I think UPenn is the one." 그 순간 제 머릿속에서 계산기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유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일단 트럼프도 나오고, 일론 머스크도 나왔다는 그 와튼 스쿨 있는 그 아이비리그 대학교.
그날부터 제 고난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유펜이 그냥 성적 좀 잘 나온다고 갈 수 있는 데가 아닙니다. GPA는 기본이고, SAT는 거의 만점에 가까워야 하며, 리더십, 봉사활동, 스포츠, 악기까지. 이른바 올라운드 플레이어여야 합니다. 아들이 "이번 주말에 필라델피아 캠퍼스 투어 가보고 싶어."라고 할 때, 겉으로는 "좋은 생각이다."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기름값, 톨비, 거기 가서 눈만 높아져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동시에 몰려왔습니다.
아이비리그 입시는 사실 아이들 실력 싸움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엄마들 멘탈 싸움입니다.
이게 정말 중요해요. 항상 귀 팔랑거리면서 남들 카더라 통신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데, "누구는 운동 하나도 안 하고 하버드 갔다더라." 같은 이야기 들으면 마음이 괜히 출렁입니다.
옆집 제니는 무슨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우리 아들은 방구석에서 게임만 하는 것처럼 보일 때 오는 그 자괴감. 물론 본인은 코딩이라고 주장합니다. 12학년 되면 집안 공기는 거의 냉동 창고 수준입니다. 아들은 에세이 쓰느라 밤새고, 저는 옆에서 야식 챙기며 눈치 봅니다. "너만의 스토리를 써야지." 같은 말 한마디 했다가는 "Mom, you don't understand."라는 한 방이 바로 날아옵니다.
유펜은 특히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학교라 그런지, 똑똑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사회에 나가서 뭘 할 수 있는지, 얼마나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본다네요. 팰팍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SAT 책 붙잡고 있는 아들 뒷모습을 보면 짠하다가도, 성적표에 B 하나 찍혀 나오는 날이면 제 멘탈은 바스러집니다.
미국 살면 애들 대학 보내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큰 착각입니다.
여기는 돈, 정보, 인내,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엄마의 강철 멘탈입니다. 애가 슬럼프 와서 "나 대학 안 갈래. 커뮤니티 칼리지 갈래."라고 소리칠 때, 같이 무너지지 않고 "그래, 그것도 방법이지."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물론 속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외치면서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유펜 가면 좋죠. 하지만 못 가면 또 어떻습니까. 팰팍에 맛집은 넘쳐나고, 애가 건강하게만 자라줘도 다행이지, 라고 저는 매일 밤 주문처럼 되뇌입니다. 물론 아침에 눈 뜨면 다시 입시 사이트를 뒤지고 있지만요.
오늘도 아이 숙제 봐주다 한숨 쉬고, 라이드 하다가 차 안에서 멍하니 계실 뉴저지, 뉴욕의 모든 엄마들. 아이비리그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이의 꿈이 거기 있다면 기꺼이 옆에서 밀어줘야겠죠.
다만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아이보다 엄마가 먼저 쓰러지면 게임 끝입니다.
오늘 하루쯤은 공부방 문 닫아두고, 동네 친구랑 팰팍 카페에서 수다 떨며 멘탈 정비 한 번 하세요. 다음에는 아이비리그 떨어져도 세상 안 무너진다는 이야기로 돌아오고 싶지만 가능하면 우리 아들 유펜 붙었다는 소식으로 돌아올 수 있게 같이 기도 좀 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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