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에도 몇 번 '눈폭탄'이라 불릴 만큼의 폭설이 내린 적이 있었어요.
생각보다 눈이 거의 쌓이지않는 시애틀에 드물게 찾아오는 폭설은 도시 전체를 마비시킬 정도로 강렬해서 아직도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 있죠. 시애틀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기록은 100년도 넘은 1916년 2월 2일이에요. 그날 하루 동안 무려 21.5인치, 약 55센티미터의 눈이 내렸어요.
평소 눈이 잘 오지 않는 도시답게 시민들은 그야말로 충격을 받았고 거리는 순식간에 눈더미에 덮였어요. 전차가 멈춰 서고, 버스가 도로에서 꼼짝 못 한 채 하루 종일 갇혀 있었고,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도 있었어요. 당시 사진들을 보면 집 앞에 눈이 사람 키만큼 쌓여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폭설이었죠.
이때의 눈폭탄은 단 하루만 내린 게 아니라, 이미 쌓여 있던 눈 위에 다시 폭설이 덮친 거라 피해가 더 컸어요. 도시 기능이 거의 멈췄고, 사람들은 며칠 동안 외출조차 어려웠다고 해요. 이후에도 시애틀엔 몇 번의 큰 눈이 왔지만, 1916년만큼 기록적인 적은 없었어요. 그래도 비슷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게 1950년 겨울이에요. 그해 1월에도 약 50센티미터 가까운 눈이 내렸고, 도로가 완전히 마비되었어요. 주민들은 당시를 '시애틀의 눈 재앙'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이런 폭설이 희귀한 이유는 시애틀의 기후 때문이에요. 해양성 기후라서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하고, 눈이 내려도 금방 녹거나 비로 바뀌어버려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가 도시 전체의 기온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적고, 눈이 쌓이기 어려운 구조예요. 그래서 시애틀의 평균 눈 내림일은 1년에 4~5일 정도뿐이에요. 대부분 눈이 내리더라도 몇 시간 안에 사라지고, 도로에 남지 않죠.
그런데 이런 이유 때문에 시애틀에 폭설이 내리면 도시가 쉽게 마비됩니다.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이라면 제설 장비가 잘 갖춰져 있겠지만, 시애틀은 워낙 눈에 익숙하지 않아서 장비도 부족하고 도로 설계도 눈길을 고려하지 않았어요. 언덕이 많고, 도로가 미끄러워지면 버스와 자동차가 줄줄이 미끄러지는 게 흔한 풍경이에요.
시애틀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눈이 많이 온 해는 1968~69년 겨울로, 그때는 총 170센티미터 정도의 눈이 내렸어요. 도시 전체가 하얗게 덮여 버린 진짜 이례적인 해였죠. 이후로는 비슷한 폭설이 거의 없었어요.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한두 해 눈이 조금 더 오는 경우가 있지만, 여전히 눈은 '특별한 손님'이에요. 2021년에도 눈이 20센티 가까이 쌓여 며칠 동안 교통이 마비됐는데, 시민들은 오히려 즐겁게 받아들였어요
결국 시애틀에서 눈은 일상이 아니라 이벤트예요.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는, 언제나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의 장난 같은 존재죠. 그래서 눈이 내리면 도시 전체가 느릿하게 멈추지만, 그만큼 낭만도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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