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드라마가 바로 Frasier(프레이저) 일거라 생각 되네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방영된 시트콤인데 당시 미국에서도 "지적으로 웃기는 드라마"로 통했어요.
배경은 비 오는 도시 시애틀. 주인공은 라디오 상담 DJ이자 심리학 박사 프레이저 크레인인데, 말투부터가 완전히 교수님이에요. 문장 하나하나가 유식하고, 단어도 어려워서 처음 보면 "이게 코미디가 맞아?" 싶을 정도죠.
그런데 웃긴 건요 그렇게 똑똑한 척하는 이 남자가 실생활에서는 완전 허당이에요.
여자를 만나면 허둥대고, 아버지랑 싸우고, 동생 닐스랑 쓸데없는 경쟁이나 하고 다 엉망진창. 그 반전이 진짜 매력이었어요.
시애틀의 고급 아파트에서 와인잔 들고 클래식 음악 듣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프레이저의 일상이에요. 이 사람은 자기 취향이 너무 확실해서 친구들이랑 밥 먹으러 가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음식의 향, 와인의 빈티지까지 논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늘 질리죠. 그런데 바로 그 '지적인 허세'가 이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예요.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게 단순히 슬랩스틱이 아니라 "아, 저렇게 똑똑한 사람도 저럴 때는 우리랑 똑같구나" 하는 인간적인 모습이에요.
한국에서도 영어 공부하려고 Frasier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일단 대사가 너무 정교하고, 표현이 세련돼서 교재로 쓰기 딱 좋아요. 그냥 일상 영어가 아니라, 고급 단어와 풍자, 은유, 문학적 인용이 가득하거든요.
프레이저가 라디오에서 청취자 사연에 답할 때 쓰는 표현들은 진짜 영어 문법책보다 도움이 될 정도예요. "That's an interesting projection, but let's examine your underlying fear."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CC캡션 없이 보면 완전 멘붕 옵니다. 그만큼 고급 영어가 많아요.
그래도 들으면 들을수록 억양, 리듬, 유머 감각이 익혀져서 영어 귀가 확 트인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이유는 시애틀이라는 도시 분위기와도 너무 잘 어울린다는 거예요.
회색빛 하늘, 비 내리는 날씨, 도시 속의 고독한 지성인 이미지 거기에 잔잔하면서도 묘하게 따뜻한 가족 이야기까지. 프레이저와 그의 아버지 마틴, 그리고 동생 닐스의 관계가 중심인데요, 세 사람은 서로 너무 달라요.
프레이저의 아버지 마틴 크레인(Martin Crane)은 전직 경찰로 6.25참전 용사예요. 그래서 한국전쟁에서 한국 여자와 썸탄이야기도 자주하죠. 마틴이 다리를 저는 이유는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그의 인생 이야기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극 중에서 마틴은 시애틀 경찰국의 전직 형사(Detective) 로, 현직 시절 총격 사건에 휘말리면서 엉덩이와 엉덩이뼈 근처에 총을 맞아 부상을 입은 뒤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게 된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두아들인 프레이저와 닐스는 예술적이고 예민한 타입. 이들이 한 집에 살면서 생기는 갈등과 화해가 그야말로 '현실 가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줘요. 특히 프레이저가 허세 부리면서도 결국은 가족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지적인 척하지만 마음은 약하고,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는데 늘 코믹하게 무너지는 그 모순이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았죠.
동생 닐스의 깐깐한 말투나 입주 물리치료사 다프니 문의 엉뚱한 행동도 인기에 한몫했어요. 다프니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출신의 영국 여성으로, 드라마에서 영국 억양으로 떠드는 장면은 듣는 것만으로도 영어 리스닝 공부가 돼요.
그리고 프레이저의 라디오 상담 장면은 지금 봐도 힐링돼요. 각자의 고민을 상담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구조인데, 그게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묘하게 따뜻하거든요. "We're all listening." 이 대사가 상징적이에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말이죠.
이 드라마의 유머는 자극적이거나 빠른 리듬의 요즘 시트콤과 달라요. 나이 좀 있는 사람들도 편하게 볼 수 있고, 영어 공부용으로 틀어놓기에도 좋아요. 처음엔 낯설지만 보다 보면 "아, 영어로 이런 식의 농담도 가능하구나" 하는 감이 와요.
프레이저는 시애틀의 비 냄새, 도시의 고독, 그리고 인간의 허세와 따뜻함을 동시에 담은, 보기 드문 명작이에요. 누구 말처럼 처음에는 영어 공부로 시작했다가 결국 인생 공부가 된다는 말이 맞는 표현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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