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송풍기 금지 논쟁, 낙엽 치우는 소리가 사라질까 - San Diego - 1

토요일 아침 9시가 되자마자 옆집에서 부우웅 하는 소리가 시작됐습니다. 커피 한 모금 마시다가 시계를 봤는데 정확히 9시였어요. 이 동네 조경 업체 분들은 시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킵니다.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샌디에이고 시 조례는 주거 지역에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리프 블로워를 못 쓰게 하고 있거든요.

평일은 저녁 7시부터 아침 8시까지 금지입니다. 그러니까 9시 정각의 그 소리는 법을 아주 성실하게 지킨 소리였던 셈이죠.

소리 크기 기준도 있습니다. 1993년 7월부터 50피트 떨어진 곳에서 65데시벨을 넘으면 안 되고, 머플러와 소음 제한 장치도 달아야 한다고 돼 있어요.

그런데 요즘 이 리프 블로워를 두고 아예 가스식을 없애자는 논쟁이 꽤 뜨겁습니다. 낙엽 치우는 그 익숙한 소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사실 캘리포니아는 이미 한 발 나가 있습니다. 2021년 AB 1346이 서명됐고, 주 대기자원위원회(CARB)가 그해 12월 관련 규정을 승인했어요.

핵심은 2024년 1월 1일 이후 제조된 소형 오프로드 엔진, 그러니까 블로워나 잔디깎이 같은 장비는 신제품을 무배출로 만들라는 겁니다. 발전기와 대형 압력세척기는 2028년으로 미뤄졌고요.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사용 금지가 아니라 신규 제조 기준이에요.

CARB 설명대로라면 지금 갖고 있는 가스 장비는 계속 쓰고 고쳐 써도 됩니다. 매장에 남아 있던 기존 인증 제품이나 중고 거래도 막히지 않았어요.

그럼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요. CARB 자료를 보고 저도 잠깐 커피잔을 내려놨습니다.

상업용 리프 블로워를 한 시간 돌리면 스모그를 만드는 오염물질이 새 승용차로 LA에서 덴버까지 1,100마일을 달린 것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블로워 한 대가 로드트립을 혼자 다녀오는 셈이에요.

상업용 잔디깎이는 한 시간에 300마일 주행 수준이라고 하니, 블로워 쪽이 압도적입니다. 주 전체로 보면 소형 엔진 배출이 이미 승용차 배출을 넘어섰다는 게 CARB 설명이고요.

이유는 대부분 2행정 엔진 구조 때문입니다. 연료와 오일을 섞어 태우는데, 그중 일부는 제대로 타지도 않고 그냥 공기 중으로 나가요.

그래서 샌디에이고 카운티 안에서도 동네마다 이미 갈라져 있습니다. 엔시니타스는 2019년 8월 조례를 통과시켜 2020년 1월 20일부터 모든 가스 블로워 사용을 금지했어요.

코로나도는 2021년 1월부터 가스 블로워를 금지했고, 첫 위반은 서면 경고, 그다음부터는 건당 100달러 벌금입니다. 솔라나비치는 2행정 가스 블로워를 막았고요.

반면 샌디에이고 시는 아직 시간과 소음 제한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민단체 SD-SEQUEL 같은 곳이 카운티 전체에 공정한 방식의 금지를 도입하자고 계속 목소리를 내는 중이에요.

여기서 단어 하나가 눈에 걸립니다. 공정한, 즉 equitable이라는 말이죠.

이 논쟁이 단순히 조용한 동네 대 시끄러운 동네 구도가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블로워를 하루 종일 메고 다니는 분들은 대부분 소규모 조경 업체 사장님이나 직원들이거든요.

상업용 배터리 장비는 배터리 여러 개에 충전기까지 갖추려면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루에 여러 집을 도는 분들에게는 작업 시간 문제도 걸려 있고요.

그래서 주 정부도 지원 장치를 붙였습니다. 주 의회가 CARB의 CORE 바우처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조경업체용으로 3천만 달러를 배정했어요.

엔시니타스도 금지와 함께 전기, 배터리 블로워 구입 리베이트를 운영했습니다. 규제만 던지고 끝내지 않았다는 점은 평가할 만해요.

제 생각을 솔직히 말하자면,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숫자를 보고 나면 가스 블로워 편을 들기가 좀 민망하거든요.

다만 정작 그 매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시는 사람이 블로워를 멘 작업자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규제의 가장 큰 수혜자도, 비용을 가장 먼저 떠안는 사람도 같은 분들이에요.

그러니 금지 시점보다 전환 비용을 누가 어떻게 나누느냐가 진짜 쟁점입니다. 바우처가 실제로 소규모 업체 손에 닿는지, 그게 성패를 가를 거라고 봐요.

저희 집도 작년에 배터리 블로워로 바꿨습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헤어드라이어냐 싶었는데, 마당 정도는 충분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이웃집 강아지가 더 이상 저를 원수 보듯 짖지 않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투자 가치는 충분했어요.

혹시 집 관리를 업체에 맡기고 계시다면, 다음 계약 때 전기 장비를 쓰는지 한번 물어보세요. 사는 도시 조례가 어떤지도 시청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토요일 9시의 부우웅 소리가 언젠가는 위잉 정도로 바뀌겠죠. 그날이 오면 좀 섭섭할 것 같기도 하지만, 저는 조용한 쪽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