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를 이야기할 때 정치와 행정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로 살아보거나 여행해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동네들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듀퐁 서클은 D.C.에서 가장 활기 있고 감각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문화, 역사, 맛집, 생활 편의성까지 균형이 잘 잡혀 있어서 현지인과 방문객 모두가 좋아하는 동네입니다.

먼저 이 지역의 중심은 이름 그대로 Dupont Circle입니다. 분수와 공원이 있는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쉬고 있고, 주말에는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로 분위기가 여유롭습니다. 도시 한가운데 있지만 공원 같은 느낌이 나는 공간입니다.

문화적인 분위기는 이 동네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The Phillips Collection은 미국 최초의 현대 미술관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품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르누아르, 로스코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Woodrow Wilson House도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윌슨의 마지막 거주지를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어 역사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Anderson House 역시 미국 독립 전쟁과 관련된 전시가 있어 이 지역이 단순한 상업 지역이 아니라 역사와 함께 살아 있는 동네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듀퐁 서클은 음식과 카페 문화로도 유명합니다. 동네 규모에 비해 괜찮은 레스토랑이 정말 많습니다. Iron Gate는 분위기와 음식 모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고, 데이트나 특별한 식사 장소로 자주 언급됩니다. 이 지역에서 꼭 들러볼 만한 공간 중 하나는 Kramerbooks & Afterwords입니다. 서점과 카페가 함께 있는 곳인데, 책을 고르다가 커피를 마시고, 식사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이 동네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쇼핑을 좋아한다면 Connecticut Avenue를 중심으로 걸어보면 됩니다. 대형 쇼핑몰보다는 개성 있는 부티크와 작은 상점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말에 특히 분위기가 살아나는 곳은 Dupont Circle Farmers Market입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데, 신선한 농산물뿐 아니라 베이커리, 치즈, 수제 식품까지 다양하게 나와서 지역 주민들이 장을 보러 많이 나옵니다.

생활 편의성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이 지역에는 Metro Red Line의 Dupont Circle Station이 있어서 대중교통 이동이 편리합니다. 차 없이도 D.C.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기 쉬운 위치라 직장인과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듀퐁 서클은 워싱턴 D.C. 안에서도 분위기가 다른 동네입니다. 정치 중심지 특유의 딱딱함보다는 예술과 문화, 그리고 일상 생활의 여유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걷기 좋고, 볼거리가 많고, 먹을 곳도 풍부합니다.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즐기는 생활 공간이라는 점이 이 지역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D.C.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다면 가장 먼저 떠올려볼 만한 동네가 바로 듀퐁 서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