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요?

정식 명칭은 ‘ ポケットモンスター’(포켓토몬스타), 즉 ‘포켓몬스터’의 일본식 발음이지만 그 축약형인 ‘ ポケモン’(포케몬)이 훨씬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한국어로는 포케몬이 아니라 ‘포켓몬’으로 축약하며, 포켓몬이라는 명칭을 유일하게 사용하는 나라라고 합니다.

1996년 2월 27일, 게임프리크가 개발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일본) 한 쌍이 발매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교환’이라는 개념을 위해 버전이 둘씩 나온 게임은 거의 없었죠. 서로 다른 포켓몬을 잡기 위해 친구와 케이블을 연결하던 모습이 공식 슬로건 ‘모두 모아 봐!’ 정신의 첫걸음이었습니다. 

게임 흥행을 기폭제 삼아 1997년 TV 애니메이션, 1999년 카드 게임, 1998년 극장판까지 줄지어 등장했습니다. ‘트랜스미디어’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게임-애니-카드-굿즈가 서로 시너지를 주고받았고, 지금은 누적 매출 900억~1,0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세대별 메인 타이틀 하이라이트

  • 1세대(1996) 레드·블루

  • 2세대(1999) 골드·실버

  • 3세대(2002) 루비·사파이어

  • 4세대(2006) 다이아몬드·펄

  • 5세대(2010) 블랙·화이트

  • 6세대(2013) X·Y

  • 7세대(2016) 썬·문

  • 8세대(2019) 소드·실드

  • 9세대(2022) 스칼렛·바이올렛

미국 상륙, 두 번의 ‘열풍’

  1. 1차 붐(1998–2000)
    TV 애니(영문 더빙)와 ‘레드·블루’ 북미판 발매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포켓몬은 단숨에 초등학교 운동장을 점령했습니다. 카드 교환 금지령이 내려진 학교도 있었죠.

  2. 2차 붐(2016) – Pokémon GO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가 2016년 7월 6일 미국 앱스토어에 등장하자,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공원·거리마다 스마트폰을 든 인파가 몰려 ‘사회적 현상’이란 말을 실감케 했습니다. 출시 첫 주에 트위터 하루 이용자 수를 추월했다는 통계는 지금도 회자됩니다. 

이때 연구자들은 “게임이 초기에 일상 걷기량을 25% 이상 끌어올렸다”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교통사고·사유지 침입 같은 부작용도 제기됐습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명탐정 피카츄’는 북미 오프닝 주말에 5,4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게임 원작 영화 가운데 이례적인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실사·CG 하이브리드 연출 덕분에 ‘피카츄가 진짜로 살아 움직인다’는 찬사가 줄을 이었죠.

2024~2025

  • 넷플릭스 애니 ‘포켓몬 하이즌즈’ 시즌 1(2024), 시즌 2(2025. 2. 7 공개)로 애쉬 없는 신 세대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 트레이딩 카드 게임은 팬데믹 기간 ‘재테크’ 아이템으로 급부상, 2023 회계연도 카드 출하량이 119억 장을 돌파했습니다.

  • 더 포켓몬 컴퍼니는 2023-24년 매출 19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경신하며 여전히 공격적으로 라이선스를 확대 중입니다. 

  • 2025년 여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릴 예정인 포켓몬 월드챔피언십은 미국 팬들의 ‘성지순례’가 될 전망입니다.

왜 아직도 사로잡힐까?

포켓몬은 단순히 ‘추억팔이’에 기대지 않습니다. 세대마다 새로운 게임 디자인, 최신 기술(A/R, 모바일, 실시간 전투)을 곁들이며 기존 팬에게는 향수를, 신규 팬에게는 신선함을 제공합니다. 또, ‘교환·협력·경쟁’이라는 사회적 놀이 구조를 자연스럽게 담아, 시대가 달라져도 사람을 모이게 하는 힘을 잃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포켓몬, 에피소드, 카드 한 장쯤은 있으실 거예요. 다음 세대 포켓몬이 등장해도 우리는 또다시 포켓볼을 꺼내 들겠죠.

오늘도 ‘다음 여행지에서 어떤 포켓몬을 만날까?’ 하는 설렘으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