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네온 불빛이 번쩍이고, 슬롯머신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그 문구.
이 사인은 그저 도시의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아닙니다. 라스베가스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의 포문을 여는 마법의 문 같은 존재예요.
이 사인이 처음 세워진 건 1959년. 당시 디자이너 버니 스미스(Betty Willis)는 "심플하지만 잊히지 않는" 사인을 만들었죠.
그녀는 "라스베가스의 환상성과 유쾌함, 그리고 반짝이는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결과물은 눈에 띄는 다이아몬드 모양 프레임, 강렬한 파란색과 빨간색의 조화, 그리고 큼지막한 'Fabulous'라는 단어.
이 모든 것이 라스베가스를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해버립니다.
화려하고, 대담하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도시.
이 사인은 어디 있냐고요?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남쪽 끝,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과 공항 사이.
도로 한복판의 작은 분리대 위에 우뚝 서 있습니다.
놀랍게도, 원래는 인도도 없었고 그냥 차들이 슝슝 지나가던 도로였어요.
하지만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려들며, 2008년에 공식적으로 주차장과 보행자 접근로가 마련됐죠.
지금은 누구나 쉽게 들러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실제로 라스베가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포토스팟 1위이기도 해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라스베가스 왔어요'를 인증하는 그 장소, 바로 여기입니다.
단어 하나, 디자인 하나로 완성된 라스베가스의 정체성. 이 사인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디자인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단어 선택이 굉장히 절묘하거든요.
"Welcome" – 여행자, 모험가, 도박사, 연인, 가족, 심지어 우연히 온 이방인까지 모두를 환영한다는 포용의 언어.
"Fabulous" – 이 도시가 얼마나 과장되도록 멋지고 황홀한지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마법 같은 형용사.
"Las Vegas Nevada" – 미국 서부 사막 한복판에서 피어난 꿈의 오아시스.
게다가 사인 위에는 네온 스타가 반짝이며 "여긴 그냥 도시가 아니야, 여긴 쇼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도시 자체가 무대고, 그 무대의 입구가 바로 이 사인이죠. 라스베가스 영화에는 꼭 등장하는 단골 배우
이 사인은 단지 관광명소로 그치지 않아요. 뉴스, 할리우드 영화, 뮤직비디오, TV 쇼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명실상부한 '셀럽'입니다.
도시의 분위기를 단 몇 초 안에 설명해야 할 때 감독들이 가장 먼저 넣는 컷이 바로 이 사인이죠.
마치 "이 장면 이후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요"라고 예고하는 듯한 느낌.
2005년, 이 사인은 공식적으로 라스베가스의 역사적 문화재(Historic Landmark)로 지정됩니다.
50년도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라스베가스를 떠올리게 만든 이 사인은 이제 그 자체로 도시의 유산이 된 셈이죠.
심지어 이 사인의 복제품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공항, 카지노, 심지어 토스터에도 붙어 있죠.
하지만 진짜는 단 하나. 사막의 태양 아래, 여전히 방문객을 향해 "Welcome to Fabulous Las Vegas"라 외치고 있는 바로 그 사인입니다.
라스베가스를 방문했다면, 잊지 말고 이곳에서 한 장의 사진을 남겨보세요.
그 순간, 당신도 'Fabulous'한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