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트워스 스톡야드 스테이션을 처음 가보면 도시 한복판인데, 공기 속엔 여전히 소와 말 냄새가 눅진하게 남아 있고, 녹슨 철문과 두꺼운 나무 기둥이 이 동네가 한때 실제 목축 산업의 심장부였다는 걸 보여준다.
관광지처럼 꾸며놓은 데코가 아니라 정말로 오래된 건물들 사이를 걷는 기분, 약간은 먼지 날리고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진짜 같은 분위기. 길 위에는 카우보이 부츠, 가죽 벨트, 모자 걸린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무심하게 굴러가는 바퀴 달린 통과 주차된 픽업트럭을 지나면 어김없이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과 컨트리 음악이 섞여 들린다.
한낮이면 소몰이 쇼가 시작돼 길 위로 롱혼 소들이 열을 지어 지나가는데, 앞에서는 카우보이들이 말 위에서 고삐를 잡고 천천히 행렬을 이끈다. 관광객들은 길 양쪽으로 몰려 서서 사진을 찍고 아이들은 소 뿔 크기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음악이 깔리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무대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딱 그 텍사스 감성 그대로라 오히려 더 볼만하다.
퍼레이드는 길게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간 맞춰 미리 자리를 잡아두면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무료라 부담 없고, 지나간 뒤엔 바로 옆 상점들 구경하거나 바비큐 먹으러 가기 좋다.
여행 일정에 잠깐 넣어도 기억에 확 남는 포인트.느릿하게 걸어가는 롱혼 소들의 뿔은 생각보다 크고 무시무시해 보이는데, 아이들은 그걸 보고 놀라 입을 벌리고, 어른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하느라 정신없다.
옆쪽으로 들어서면 실내에 자리한 스톡야드 스테이션 쇼핑몰이 나온다. 겉은 카우보이 테마지만 안쪽은 기념품샵, 아이스크림 가게, 바비큐와 버거 냄새가 섞여 진짜 복합 문화 공간 같다.
유리창 너머로 기차길이 보이고 오래된 철제 난간은 사진 찍기 딱 좋다.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이게 단순한 상업 시설이 아니라 과거 포트워스가 소를 사고팔던 거래 시장이었던 원래의 역할을 조금은 유지하려는 느낌도 든다.
저녁으로 갈수록 분위기는 더 달아오른다. 카우타운 살룬 앞에는 라이브 밴드가 기타를 치고, 어디선가 빵 굽는 냄새, 바비큐 굽는 냄새가 흘러나와 배를 푹 찔러 대며 사람들을 끌어낸다.
이름 모를 컨트리 음악이 흘러나오면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어깨를 들썩이고, 라인댄스를 추는 모습은 그 자체로 관광 명물이다. 낡은 벽에 손을 얹고 가만히 서 있으면 텍사스의 황야 바람과 소 떼가 이곳을 가득 채우던 시절이 떠오르는 듯한 착각이 든다.
도시가 아무리 현대적으로 변해도 이런 한 모퉁이만큼은 고집스럽게 과거를 붙잡고 있는 느낌, 그래서 포트워스 스톡야드 스테이션은 그냥 잠깐 보고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천천히 즐기게 만드는 장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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