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토니오에서 은퇴한다면, 집을 고칠까 콘도로 옮길까 - San Antonio - 1

요즘 산안토니오에서 집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예전보다 에너지 효율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특히 은퇴를 앞둔 분들은 살고 있는 주택에 돈을 좀 들여 단열을 보강하고 창문도 바꿔서 계속 살 것인가, 아니면 이참에 편한 콘도로 옮길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산안토니오 지역의 평균 전기요금은 EnergySage 자료를 기준으로 월 203달러 정도이고, 전기요율은 kWh당 약 12센트입니다.

텍사스 대도시 가운데서는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타주와 비교를 해본다면 캘리포나아 엘에이 지역보다 약 40% 정도 낮은 요금이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이고 산안토니오에서 살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여름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열이 좋지 않고 오래된 창문이 많은 집은 에어컨을 하루 종일 돌려야 하니까 전기요금이 평균보다 훨씬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집이라면 단열재를 보강하거나 창문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목돈이 들어가지만 앞으로 10년, 15년을 더 살 집이라면 매달 냉방비가 줄어드는 효과를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은퇴하면서 집 크기를 줄일 생각이라면 타운홈이나 콘도로 옮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면적이 작고 옆집과 벽을 공유하는 구조가 많아서 단독주택보다 냉난방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HOA입니다.

텍사스 대도시권 자료를 보면 일반적인 단독주택 커뮤니티 HOA는 월 55~160달러 정도지만, 마스터플랜 커뮤니티는 200~400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타운홈은 대략 200~300달러, 콘도는 400달러 이상인 곳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콘도로 옮겨서 전기요금과 집 관리비를 줄였는데 HOA로 매달 400~500달러를 낸다면 정말 돈을 절약한 것인지 다시 계산해봐야 합니다.

은퇴를 생각한다면 재산세도 중요합니다. 산안토니오가 속한 벡사 카운티는 재산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지역입니다

다만 65세 이상 주택 소유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홈스테드와 65세 이상 소유자를 위한 재산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구 재산세에는 65세 이상에게 세금 상한이 적용되기 때문에 은퇴 후 고정비를 계산할 때 꼭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결국 지금 집을 고치는 데 얼마가 필요한지 먼저 견적을 받아보는 겁니다. 단열재 보강하고 창문 바꾸는 데 들어가는 돈과 앞으로 절약할 전기요금을 계산해보고, 그다음 콘도나 타운홈으로 이사했을 때 발생하는 HOA와 재산세를 비교해보는 거죠.

실제로는 이 순서로 알아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견적을 받아봤는데 생각보다 몇 만 달러가 들어간다면 "이 돈이면 차라리 집을 줄이는 게 낫겠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집 위치도 마음에 들고 모기지도 거의 끝났다면 조금 고쳐서 계속 사는 게 훨씬 경제적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산안토니오에서는 단열재만 볼 게 아닙니다. 창문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는지도 중요해요.

특히 해가 8시 넘어서 지는 길고 긴 여름철 오후 햇빛을 그대로 받는 서향 창문이 많으면 여름 냉방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처마, 창문 차양, 지붕 단열 상태까지 같이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제 생각에는 은퇴를 앞두고 무조건 "콘도가 편하다" 또는 "살던 집이 최고다"라고 정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앞으로 집에 들어갈 돈을 10년 정도 길게 놓고 계산해보면 답이 조금씩 보입니다.

결국 은퇴 후에는 큰 집보다 매달 얼마가 나갈지 예측할 수 있는 집이 마음 편한 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