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문을 펼치거나 지역 뉴스 사이트를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코너가 바로 'Obituary', 즉 부고란입니다.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는 글이지만 단순히 사망 사실만을 알리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짧은 전기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문사에서 기자가 직접 취재해 작성하거나, 유족이 직접 연락해 원고를 전달하는 방식이었어요.

미국 지역 사회에서는 신문 부고란이 이웃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했습니다. 누가 떠났는지, 장례식은 언제 열리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같은 정보를 모두가 신문을 통해 접했죠. 작은 마을일수록 부고는 하나의 '공동체 기록'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시절엔 대부분 종이신문이 유일한 매체였기 때문에, 신문 부고에 이름이 실리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예의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부고 문화도 많이 변했습니다. 인터넷과 SNS가 중심이 되면서 Obituary는 디지털화되었고, 신문 대신 온라인 추모 페이지가 일반적이 되었죠. 예를 들어 Legacy.com 같은 사이트에서는 유족이 직접 글을 쓰고 사진을 올려서 전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장례식장에서도 자체 웹사이트에 고인의 부고와 함께 온라인 방명록을 열어놓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찾아가지 못하더라도 메시지를 남기거나 꽃을 보낼 수 있고, 온라인 추모 공간에서 함께 기억할 수 있게 된 거죠. 특히 코로나19 이후로는 이런 온라인 부고가 더욱 보편화되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링크 하나로 전 세계에 흩어진 지인들이 추모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엔 신문 한 귀퉁이에 작게 실리던 글이, 이제는 사진 슬라이드쇼나 동영상, 음악과 함께 더 따뜻한 이야기로 남게 된 셈입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부고의 내용이에요. 과거엔 형식적인 문장으로 '언제, 어디서, 몇 세로 별세했다'는 정보 중심의 글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중심으로 씁니다.

취미, 유머, 성격, 가족과의 추억 등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졌고, 때로는 고인이 직접 생전에 작성한 '자기 부고(self-obituary)'를 남기기도 합니다. 삶을 정리하며 스스로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는 거죠. 미국에서는 이런 자서전식 부고가 존엄과 자기표현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한편 종이신문 부고는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지역 신문을 구독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여전히 '공식적인 기록'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실제로 많은 신문사는 유료로 부고를 게재하며, 단어 수에 따라 비용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0자 이내는 몇백 달러, 사진 추가 시 추가 요금이 붙는 식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여전히 신문 부고를 올립니다. 한 시대의 마무리를 세상에 알리는 하나의 예식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보통 현지 장례식장이나 교회, 한인 신문을 통해 부고를 알립니다. 예전엔 뉴욕이나 LA 같은 지역 한인신문에 부고 광고를 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요즘은 카카오톡 단체방이나 교회 커뮤니티 문자로 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례식장 웹사이트에 고인 이름이 등록되면 링크를 공유해 추모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고, 페이스북에 부고글을 올려서 활로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고내용을 알리는 경우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