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아버 경제, 대학 도시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 Ann Arbor - 1

앤아버를 말할때 많은사람들이 "미시간 대학교 있는 대학 도시" 정도로 생각합니다.

뭐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제로 보면 이 도시는 훨씬 더 복합적인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미시간 대학교가 약 3만 명이 넘는 직원을 둔 최대 고용주인 것은 맞지만, 도시 전체 경제를 대학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연간 경제적 파급 효과가 150억 달러를 넘는다는 수치만 봐도 이미 단순한 캠퍼스 타운을 넘어선 수준입니다.

이 도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입니다. 대학도시 답게 경제개발기관인 Ann Arbor SPARK를 중심으로 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육성됐고, 자연스럽게 '중서부의 실리콘밸리'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실제로 Google도 이곳에 1,000명 이상 규모의 오피스를 두고 있고, 대학 기반 인재를 바로 채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미시간 대학교에서 출발한 사이버보안 기업 Duo Security가 2018년 Cisco Systems에 약 23억 달러 규모로 인수되면서, 이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능성을 한 번에 보여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글로벌 피자 체인 Domino's Pizza 본사가 바로 이 도시에 있다는 점입니다.

30 Frank Lloyd Wright Dr에 위치한 본사는 단순한 사무실을 넘어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도미노도 좀 힘들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국제적인 기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도시의 산업 구조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Ford Motor Company, General Motors, Stellantis 같은 빅3 완성차 기업들이 모두 앤아버 일대에 연구 및 엔지니어링 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차량 테스트와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도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University Research Corridor라는 연구 협력체가 더해지면서, 대학과 산업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역에 인재들이 많아서 가능한겁니다. 이런 인구 구성도 이 도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인의 약 70% 이상이 학사 학위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고학력 도시로 분류됩니다. 이게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실제 경제 구조와 연결됩니다. 고급 인재가 계속 공급되고, 그 인재를 기반으로 기업이 들어오고, 다시 스타트업이 생겨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중위 가구 소득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아는분 댓글좀 달아주세요 ㅎㅎ.

대략 6만 달러 중반에서 7만 달러 초반 수준인데, 이는 학생 인구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쉽게 말해 도시 전체의 '지적 수준'과 '소득 수준'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 구조입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고 보면, 앤아버는 단순히 살기 좋은 대학 도시가 아니라 교육, 기술, 산업이 동시에 돌아가는 꽤 입체적인 도시라는 걸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