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아버(Ann Arbor)라는 동네, 참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에요. 미국으로 유학이나 주업을 하러 갈 때 처음에는 다들 뉴욕이나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번화한 해안가 대도시를 먼저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미국 생활을 좀 해보신 분들이나, 아이를 키우며 안정을 찾고 싶어 하는 한인들 사이에서 은근히, 아니 아주 강력하게 추천되는 숨은 알짜배기 도시가 바로 이곳 미시간주의 앤아버입니다.
단순히 "살기 좋다"는 말로는 다 설명이 안 되는, 앤아버만의 끈끈하고 따뜻한 사람 냄새 나는 진짜 생활 정보들을 교육, 집 렌트비, 그리고 실제 물가와 생활비 위주로 가감 없이 풀어볼게요.
"맹모삼천지교"가 아깝지 않은 앤아버의 교육 환경
여기 살면서 가장 피부로 와닿는 건 역시 '교육에 진심인 동네'라는 점입니다.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라는 거대한 지성의 상아탑이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다 보니, 동네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학구적이고 차분해요.
공립학교 학군 (AAPS)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앤아버 공립 학교군(Ann Arbor Public Schools)은 그야말로 '치트키' 같은 존재입니다. 미시간주 전체에서 늘 탑클래스를 유지하는 학군이라, 굳이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될 만큼 공교육 수준이 높습니다. 학교에 가보면 교수, 연구원, 엔지니어들의 자녀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요.

대학 커뮤니티와 KSA
U of M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인 커뮤니티는 이국땅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채워주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특히 미시간대 한인학생회(KSA)를 비롯해 대학원생 부부 모임, 한인 교회나 성당 같은 커뮤니티가 아주 활성화되어 있어요. 처음 이사 와서 낯설고 막막할 때, "아이가 몇 살인데 어느 초등학교가 좋은가요?", "좋은 소아과 추천해 주세요" 같은 질문을 던지면, 정 많은 한국 분들이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정착을 도와주는 따뜻함이 살아있는 곳이랍니다.
앤아버의 현실적인 주거비와 렌트비 이야기
사실 앤아버를 소개할 때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보다 집값이 싸다"고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살인적인 해안가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미시간주 안에서는 앤아버가 가장 집값이 비싼 동네 중 하나예요. 현실적인 렌트비 물가를 아셔야 정착 계획을 세우실 수 있습니다.
1 Bed Room (싱글 혹은 부부): 학교 근처(다운타운)나 상태가 좋은 아파트는 한 달에 보통 $1,600 ~ $2,100 선입니다.
2~3 Bed Room (아이 공간이 필요한 가족): 통학이 편리하고 안전한 학군 좋은 동네의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렌트는 $2,200에서 시작해 쾌적한 곳은 $3,000을 훌륭히 넘어갑니다.
만약 U of M의 대학원생이나 연구원(포닥)으로 오신다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가족 아파트(Northwood Apartments)를 신청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에요. 민간 아파트보다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도나 인터넷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 초기 정착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거든요. 집을 구매할 때도 중위 가격이 45만~50만 달러 선이라고 하지만, 학군 좋고 마당 있는 쓸만한 단독주택을 구하려면 60만 달러 이상은 예산으로 잡아야 하는 게 요즘 현실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뉴욕이나 LA에서 낡은 단칸방 얻을 돈으로 여기서는 초록색 잔디밭이 펼쳐진 쾌적한 집에서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건 결국 '매일 무엇을 먹고 사느냐'죠. 앤아버의 전반적인 생활비는 미국의 평균적인 중소도시보다는 살짝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소득 수준이 높은 대학 관계자들과 전문직들이 모여 살다 보니 외식 물가가 제법 세요. 주말에 온 가족이 다운타운 나가서 햄버거나 파스타 좀 먹고 팁까지 내면 $100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인 가정은 '집밥'을 중심으로 생활비를 방어합니다. 동네에 '하나 코리안 그로서리(Hana Korean Grocery)' 같은 한인 식품점이 있어서 급한 찌개용 두부나 콩나물, 기본 양념류는 바로바로 조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본격적인 한국 식재료를 대량으로 사 오려면 차를 타고 40마일(약 40~5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트로이(Troy)' 지역의 H마트로 원정을 떠납니다.
앤아버 한인들의 주말 루틴 중 하나가 바로 이 'H마트 투어'예요. 카트에 쌀, 고기, 한국 과자, 냉동식품을 가득 싣고 오면서, 근처 한국 식당에서 짜장면이나 순대국밥 한 그릇 먹고 오는 게 일주일의 큰 낙이 되기도 합니다.

또 하나 생활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의료비인데, 앤아버는 이 부분에서 엄청난 보너스를 받습니다.
미국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인 '미시간 메디슨(Michigan Medicine)'이 도심 한가운데 있거든요. 특히 U of M이나 관련 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학교 측 의료보험 혜택이 굉장히 좋아서, 미국 살면서 가장 무섭다는 '의료비 폭탄' 걱정을 크게 덜고 삽니다. 아이 키우는 집에서 밤중에 갑자기 열이 나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세계적인 대학병원이 있다는 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앤아버의 삶을 총평하자면
앤아버는 화려한 네온사인이나 밤 문화가 있는 도시는 아닙니다. 겨울에는 미시간 특유의 시린 눈이 펑펑 내리고, 해가 일찍 져서 조금 쓸쓸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봄이 오면 캠퍼스 전체가 초록빛으로 물들고, 여름에는 집 앞 마당에서 이웃들과 바비큐를 구우며 맥주 한잔을 나눕니다. 가을에는 미시간대 스타디움(The Big House)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랗고 파란 옷을 입고 모여 미식축구를 응원하는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 차오르죠. 디트로이트 광역권의 자동차 R&D 산업(GM, 포드 등)과 테크 기업들이 든든하게 일자리를 받쳐주니 동네 전체에 여유와 활력이 넘칩니다.
차가운 대도시의 빌딩 숲 대신, 주말이면 아이 손을 잡고 세계적인 미시간대 미술관(UMMA)이나 도서관을 거닐고, 동네 한인 교회나 모임에서 "김치 새로 담갔는데 좀 가져가라"며 반찬을 나누는 정이 있는 곳. 대도시의 편리함과 시골의 따스함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앤아버는, 타향살이의 고단함을 '사람 냄새'로 따뜻하게 덮어주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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