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에 폰에서 "저장 공간이 거의 다 찼습니다" 알림이 하루에 몇 번씩 뜨더라고요. 사진 앱을 열어보니 2만 장이 넘게 쌓여 있었어요.
스크롤을 내려보니 진짜 가관이었습니다. 같은 각도로 연사한 브런치 사진 열두 장, 영수증 스크린샷, 주차 위치 찍어둔 사진까지 다 그대로 있었거든요.
그래서 주말 하루를 통째로 비우고 정리를 해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한 번에 다 하는 건 가능합니다. 대신 순서가 중요해요.
제일 먼저 할 일은 지우기가 아니라 백업이에요. 정리하다 보면 손이 빨라지고, 그러다 꼭 남겨야 할 사진까지 날리는 일이 생기거든요.
아이폰 기본 iCloud는 무료가 5GB밖에 안 됩니다. 사진 2만 장이면 이건 금방 넘어가요.
애플 유료 플랜은 미국 기준으로 50GB가 월 0.99달러, 200GB가 월 2.99달러, 2TB가 월 9.99달러예요. 연간 할인이 따로 없다는 게 좀 아쉬운 부분이죠.
구글 포토는 무료 15GB를 주는데, 이게 Gmail이랑 Google Drive랑 같이 쓰는 용량이에요. 메일함이 무거운 분이면 사진 넣을 자리가 생각보다 적습니다.
Google One 100GB 플랜은 월 1.99달러, 연간으로 내면 19.99달러예요. 저는 사진만 놓고 보면 이 정도가 가성비 괜찮다고 봤습니다.
시작 전에 현재 용량부터 한번 확인해 보세요. 아이폰은 설정의 일반에서 iPhone 저장 공간을 누르면 사진 앱이 얼마나 차지하는지 바로 나옵니다.
이 숫자를 메모해 두면 나중에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요. 저는 시작 전 숫자를 스크린샷으로 찍어뒀는데, 그게 오늘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크린샷이 됐습니다.
백업이 끝났으면 이제 진짜 정리 시작이에요. 첫 타자는 중복 사진입니다. 여기서 숫자가 제일 많이 줄어요.
아이폰은 iOS 16.1부터 사진 앱에 중복 항목 앨범이 생겼어요. 유틸리티 쪽에 있고, 병합을 누르면 화질이 제일 좋은 한 장만 남깁니다.
나머지 복사본은 최근 삭제된 항목으로 넘어가요. 처음 업데이트하면 이 앨범이 바로 안 보일 수 있는데, 폰을 충전기에 꽂아 잠가두고 하룻밤 두면 분석이 진행된다고 애플 쪽에서 안내하고 있어요.
저는 이 단계에서만 꽤 많이 줄었어요. 카톡으로 받은 사진을 저장하고, 또 저장하고 했던 게 다 여기 걸리더라고요.
두 번째는 스크린샷이에요. 아이폰은 미디어 유형에 스크린샷이 따로 모여 있어서, 위에서부터 쭉 훑으면서 한꺼번에 선택하면 됩니다.
솔직히 제 스크린샷은 대부분 다시 볼 일이 없는 것들이었어요. 쿠폰 코드, 배송 조회, 지도 캡처 같은 거요. 진짜 필요한 것만 노트 앱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정리했습니다.
세 번째는 동영상이에요. 장수로는 적어도 용량은 동영상이 다 먹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4K로 찍은 영상은 몇 분만 돼도 사진 한 장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커요. 길고 흔들린 영상, 실수로 찍힌 주머니 속 영상부터 지우면 체감이 확 옵니다.
네 번째가 제일 시간이 걸리는 연사와 비슷한 사진 고르기예요. 여기서는 규칙을 하나 정해두는 게 좋아요.
저는 "같은 장면이면 딱 한 장만"으로 정했어요. 고민이 3초를 넘으면 그냥 첫 번째 걸 남겼습니다. 안 그러면 주말이 아니라 한 달이 걸려요.
구글 포토를 쓰는 분이면 백업된 사진을 폰에서만 지워 공간을 확보하는 기능도 있어요. 클라우드에는 남아 있으니 폰 용량만 급할 때 편합니다.
여기서 꼭 알아둘 게 휴지통 기간이에요. 아이폰 최근 삭제된 항목은 30일 동안 보관되고, 그 뒤에는 영구 삭제돼요.
구글 포토는 백업된 사진이면 휴지통에 60일, 백업 안 된 사진이면 30일 동안 남아 있습니다. 잘못 지운 게 생각나면 이 기간 안에 꺼내면 돼요.
그래서 저는 정리 끝나고 바로 휴지통을 비우지 않았어요. 한 2주 정도 그냥 두고, 그 사이 아쉬운 사진이 없는지 한 번 더 봤습니다.
참고로 컴퓨터가 있으면 외장 하드에 한 번 더 복사해 두는 것도 추천해요. 클라우드 하나만 믿기보다는 사본이 두 군데 있는 게 마음이 편하거든요.
마지막으로 남은 사진에 앨범 몇 개만 만들었어요. 여행, 가족, 서류 정도로요. 너무 잘게 나누면 결국 안 쓰게 됩니다.
시간 배분은 이랬어요. 오전에 백업이랑 중복 정리, 점심 먹고 스크린샷이랑 동영상, 오후 늦게 연사 고르기. 커피 두 잔이면 충분했습니다.
클라우드 요금을 내는 게 맞냐, 그냥 지우는 게 맞냐는 의견이 갈리죠. 매달 몇 달러가 아깝다는 쪽도 이해가 가고, 폰 잃어버리면 끝이라는 쪽도 맞는 말이에요.
제 생각은 둘 다 하자는 쪽이에요. 정리를 먼저 해서 용량을 줄이고, 남은 건 제일 싼 플랜으로라도 백업해 두는 거죠.
정리하고 나니까 사진 앱 열 때 마음이 좀 가벼워졌어요. 좋은 사진이 쓰레기 사진에 묻혀 있지 않으니까 오히려 더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이번 주말에 시간 되시면 일단 중복 항목 앨범 하나만이라도 열어보세요. 생각보다 숫자 보고 깜짝 놀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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