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Oakland)는 샌프란시스코 바로 옆에 붙어 있고, 북쪽 지역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문대인 UC 버클리까지 있다.
이 정도면 지역적으로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조건인데 현실은 그 반대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는 오랜 기간 슬럼화와 범죄의 상징처럼 여겨졌고, 최근에는 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도대체 왜 이 도시만 이 지경이 되었을까?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건,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오클랜드 시의회의 무능과 좌경화의 병폐라고 본다.
오클랜드는 수십 년 동안 진보 진영이 진보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범죄자에게 너무 관대하고, 치안 유지에 필요한 강력한 정책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한때 오클랜드 경찰청(OPD)은 예산 삭감의 직격탄을 맞았고, 치안 유지의 최전선에 있는 경찰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도시 전역에 무법지대가 생겨났다. 강도, 차량 절도, 주거 침입이 일상이 되었고, 주민들은 샷건이나 총하나는 집에 있어야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오클랜드 바로 옆 도시는 샌프란시스코다. 물론 지금 샌프란시스코도 마약과 홈리스, 높은생활비와 수많은 범죄사건으로 고전 중이지만, 한때는 미국 서부 도시 중 가장 부유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정점에 있던 곳이다. 오클랜드는 그런 샌프란시스코의 그림자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있는것 같다.
한마디로 샌프란시스코가 '하이테크 IT문화'로 무장했다면, 오클랜드는 '방치된 범죄도시'로 유명해졌다.
지역주민으로서 정말 씁쓸하고 화가 나는 상황이 오래되다보니 이젠 홧병이 생길 지경이다.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한 건 UC 버클리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여기 있다는 사실이다.
버클리에는 수많은 지성인, 경제학자,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눈앞의 도시 하나 바꿔내지 못하고 있다. 아니,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캠퍼스에서는 정의와 혁신을 외치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지역사회는 슬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건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지식인들의 전형적인 위선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졸업하고 고액연봉 찾아 떠나갈 생각들만 하고 있을테니까.
오클랜드의 또 다른 문제는 빈부격차와 교육 수준의 불균형이다. 도시는 역사적으로 흑인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고용 기회 부족과 인종차별, 투자 부족으로 인해 중산층이 떠나고 저소득층만 남게 되었다.
문제가 커지고 있는동안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렇다 할 개입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낙후된 지역에 제대로 된 투자는커녕 규제만 덧씌워 민간 개발조차 가로막는 꼴이 되어버렸다. 도심은 낙후되고, 공공 서비스는 붕괴 직전이며 지역주민들은 결국 자포자기의 삶을 살아간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뭘 하고 있는가? 돌고래 보호하고 전기차 태양열발전 같은 환경 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에만 몰두하느라 정작 도시 하나 제대로 유지 못하고 있다. 오클랜드는 치안, 교육, 주거 모두 붕괴 직전인데, 주정부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날리면서도 이 도시에 실질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다. 무능을 넘어서 무책임한 수준이다.
결국 오클랜드는 '지리적 행운'을 가진 도시이지만, 정치적 무능과 정책 실패, 그리고 이상주의적 도그마에 갇힌 지도자들 때문에 지금의 슬럼화와 범죄도시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옆에 버클리가 있고, 샌프란시스코가 있어도 소용없다. 그들이 아무리 빛나도, 오클랜드의 어둠은 그 자체로 더 깊어지고만 있다.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면 된다고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우리 모두는 이제 더 이상 정치인들 탓만하지 말고, 책임 있는 리더십을 투표의 권리로 묻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