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3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의 활주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천천히 이륙을 시작합니다. 이름은 “Spirit of Kansas”.

전 세계에 단 21대뿐인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Spirit 중 하나죠.

하지만 이륙하는순간 B2는는 공중에서 위험한 각도로 기울더니 그대로 땅에 내리꽂힙니다.

활주로 옆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수십 년에 걸친 첨단 기술이 순식간에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두 명의 조종사는 탈출에 성공했지만, 남겨진 건 그당시 기준으로 무려.. 13억 5천만 달러짜리 잿더미였습니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간단하지만 치명적이었습니다.

괌의 습한 기후 속에서 압력 센서 3개의 습기 침투가 원인이었죠.

이 센서들은 B-2의 비행 제어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었고, 잘못된 데이터를 입력하면서 이륙 직후부터 조종 불가능한 상태로 빠졌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눈 감은 조종사"가 하늘로 날아오른 셈이죠.

단일 장비 기준 세계 최고 손실

이 사고는 단일 항공기 사고 중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고로 기록됩니다.

항목 
    금액   비교 대상
B-2 Spirit 추락    약 13.5억 달러  F-35A 5배
보잉 787 드림라이너    약 3억 달러  B-2 한 대 값으로 4대
벤츠 S클래스 (10만불 기준)    약 13,500대 구입 가능
프라이빗 제트 (걸프스트림 G700)    약 7대 구입 가능

다시 말해, 저 폭격기 한 대면 소도시 하나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보험은? 보상은? 군용기라 보험은 없습니다.

이건 미 국방부가 그냥 "아, 날아갔네…" 하고 손해처리 하는거죠.

당연히 미국 시민들의 세금이 투입됩니다.

이 사고는 전 세계 공군 역사에  B2 폭격기의 취약성과 한계를 알린 충격적인 사건으로 남습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정밀해도, 습기찬 센서 하나가 13억 달러를 날릴 수 있다는 사실.

이후 B2 추락사고는 없는 상황이지만 비행기 사고 기록으로는 최고 손해를 본 기록을 세우고 말았죠 ㅋ

아래 찍힌 비디오 보면 2번째 나오는 사고기의 이륙장면과 추락사고가 기록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