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심장마비가 늘어나는 이유, 아침 운동 주의점 - Thousand Oaks - 1

요즘 새벽 하이킹 나가보면 확실히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반팔로 나갔다가 첫 언덕에서 손끝이 시려서 후회했어요.

그날 트레일 입구에서 한 분이 가슴을 부여잡고 벤치에 앉아 계시더군요. 다행히 잠깐 숨이 찼던 거라고 하셨지만, 집에 와서도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정말 심장마비가 늘어나는지, 왜 하필 아침이 위험하다고들 하는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막연한 겁주기 말고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만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몸의 반응부터요. 찬 공기에 노출되면 몸은 체온을 지키려고 피부와 손발 쪽 혈관을 좁힙니다.

이걸 말초혈관 수축이라고 합니다. 심장에서 먼 곳으로 가는 피를 줄여서 몸 중심의 열을 아끼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혈관이 좁아지면 혈압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이때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까지 같이 수축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심장 입장에서는 더 높은 압력을 상대로 일하면서 정작 자기가 받는 산소는 줄어드는 셈이죠.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는 사람이라면 부담이 훨씬 커집니다.

여기에 혈액 쪽 변화도 있습니다. 여러 심장 전문 병원들은 추울 때 혈소판이 평소보다 잘 엉겨 혈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럼 실제 통계는 어떨까요. 가장 많이 인용되는 건 스웨덴 연구입니다.

2018년 JAMA Cardiology에 실린 이 연구는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스웨덴 전국 심장 레지스트리(SWEDEHEART)에 등록된 심근경색 환자 274,029명을 날씨 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꽤 분명했습니다. 하루 최저기온이 7.4도(섭씨) 오를 때마다 심근경색 위험이 2.8%씩 낮아졌다고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추운 날일수록 위험이 올라간다는 뜻이죠. 기압이 낮거나 바람이 세거나 일조 시간이 짧은 날도 위험과 연관이 있었지만, 가장 뚜렷한 건 기온이었습니다.

솔직히 2.8%라는 숫자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십만 명 단위로 놓고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차이라서, 저는 이 부분이 좀 놀라웠어요.

이제 아침 이야기입니다. 1985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Muller 연구팀 논문이 출발점이에요.

이 연구는 심근경색 환자 2,999명의 통증 시작 시각을 분석했는데, 오전 6시부터 정오 사이에 뚜렷하게 몰리는 패턴이 나왔습니다. 이후 같은 스웨덴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도 이른 아침과 월요일에 위험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유는 우리 몸의 생체리듬에 있습니다. 아침에는 코티솔 같은 호르몬이 올라가고, 아드레날린 계열 물질 때문에 혈압과 심박수도 같이 뛰어오릅니다.

즉 쌀쌀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가 바로 언덕을 오르면, 혈압이 오르는 요인 세 가지가 한꺼번에 겹치는 셈입니다. 저도 그동안 이 조합을 아무 생각 없이 해왔더군요.

그렇다고 아침 운동을 끊으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AHA 권고를 기준으로 현실적으로 바꿀 만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첫째, 무리하지 않는 겁니다. 몸은 추위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느라 이미 에너지를 더 쓰고 있으니, 평소 페이스보다 한 단계 낮추고 중간중간 쉬는 게 맞습니다.

둘째, 옷은 얇게 여러 겹 입습니다. 겹 사이에 공기층이 생겨 보온이 되고, 더워지면 하나씩 벗으면 됩니다.

셋째, 모자와 장갑을 챙깁니다. 머리와 손끝으로 빠져나가는 열이 생각보다 크고, 귀와 발도 같이 신경 써야 합니다.

넷째, 추운 날 술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AHA는 술이 몸을 따뜻하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실제 부담을 과소평가하게 한다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추가한 건 실내 워밍업입니다. 집에서 5분 정도 몸을 풀고 나가면 첫 오르막이 확실히 덜 버겁더라고요.

경고 신호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가슴 압박감이나 통증, 팔이나 등, 목, 턱으로 번지는 불편감, 숨참, 식은땀, 메스꺼움, 어지러움이 대표적입니다.

애매하다 싶어도 일단 911에 연락하는 게 맞습니다. AHA도 확실하지 않더라도 바로 확인받으라고 강조합니다.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이 있거나 관련 약을 드시는 분이라면 추운 계절 운동 강도와 시간대를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보시길 권합니다. 사람마다 위험 요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가을부터 출발 시간을 한 시간쯤 늦추기로 했습니다. 해가 좀 올라온 뒤에 나가니 기온도 조금 낫고 몸도 덜 놀라는 느낌입니다.

운동은 결국 오래 하려고 하는 겁니다. 쌀쌀한 아침엔 기록 욕심보다 준비 운동 5분이 더 남는 장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