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라는 게 예전에는 단순히 시력을 교정하기 위한 도구였죠.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20대 초반 친구들을 보면, 안경은 단순히 "눈 나쁜 사람이 쓰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콘택트렌즈를 낀 사람들이 여전히 많긴 하지만, 안경이 오히려 그 사람의 개성을 살려주고 인물을 더 돋보이게 한다는 걸 요즘 젊은 세대는 꽤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거리에서 안경 쓴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확실히 예전 한국에서 느꼈던 분위기랑은 좀 달라요. 한국에서는 안경을 쓰면 뭔가 답답해 보이거나, 공부만 하는 이미지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오히려 세련된 이미지, 개성 있는 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많이 쓰입니다. 특히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들은 안경을 통해 자기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임이 두꺼운 블랙 안경을 쓰면 조금 지적이고 강한 인상을 줄 수 있고, 얇은 메탈 프레임은 세련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주죠. 또 요즘은 동그란 안경이나 투명 뿔테 같은 유행하는 디자인도 많아서, 얼굴형에 맞게 선택하면 확실히 매력이 배가됩니다. 사실 얼굴 자체가 평범하다고 해도, 안경 하나로 분위기를 확 바꿔버릴 수 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의 많은 20대들은 단순히 "시력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쓰는 게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도구"로 안경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나이가 좀 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40대, 50대 이상에서는 안경을 패션보다는 편의성과 기능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요. 돋보기 기능이나 다초점 렌즈가 들어간 실용적인 안경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 세대에게 안경은 멋을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꼭 필요한 생활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20대처럼 안경과 외모의 조화를 고민하기보다는, '편하게 잘 보이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죠.
20대 초반이 안경에 더 신경 쓰는 이유는, 아무래도 자기 외모에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직 사회에 나와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전이고, 또 연애나 인간관계에서도 첫인상이 큰 영향을 미칠 나이잖아요.
그래서 콘택트렌즈를 쓰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선택해서 "있어 보인다", "세련됐다"라는 이미지를 주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실제로 제가 만난 대학생들 중에는 시력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도 일부러 멋을 위해 안경을 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흐름이 안경 브랜드나 패션업계에서도 잘 반영되고 있어요. 단순히 렌즈샵에서 파는 안경이 아니라, 의류 브랜드 매장 한쪽에 안경 라인을 따로 두는 경우도 흔하죠.
'워비 파커(Warby Parker)' 같은 브랜드는 젊은 층을 타겟으로,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안경을 내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안경을 고를 때 단순히 도수가 맞는지보다, 내 얼굴과 이미지에 어울리는지를 먼저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시장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가는 거겠죠.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안경을 쓰면 오히려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는 거예요. 콘택트렌즈를 낀 얼굴은 뭔가 더 '날 것' 같은 느낌이라 긴장되는데, 안경을 쓰면 얼굴에 적당히 포인트가 생기면서 불필요한 부담이 줄어든다는 거죠.
안경이 일종의 가벼운 가면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해서, 발표를 할 때나 중요한 자리에 나설 때 일부러 안경을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콘택트렌즈도 장점이 있습니다. 스포츠나 활동적인 상황에서는 편하고, 또 패션에 맞춰 선글라스를 자유롭게 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고집하는 20대가 많은 건, 단순히 편리함보다 더 큰 가치를 찾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바로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죠.
결국 안경은 단순히 시력 교정 도구가 아니라, 나이와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아이템입니다. 20대 초반에게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패션 도구이고, 나이가 들수록 생활에 필요한 필수품으로 변하죠.
미국에서 지내다 보니 이 차이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요즘 거리에서 마주치는 젊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다양한 안경들을 보면, 그들이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지 조금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경을 쓰든 콘택트를 끼든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선택이겠지만, 확실한 건 누군가에겐 자신감을 주고, 누군가에겐 외모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필수 패션 아이템.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안경이야말로 자신의 얼굴을 완성하는 중요한 퍼즐 조각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