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범죄율이 낮고 안전한 지역은 어디? - Chicago - 1

시카고 산다고 하면 꼭 한마디씩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거기 총기 사고 많은 데 아니에요?"

저도 시카고 전체가 밤만 되면 돌아다니기 무서운 도시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미국 도시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시카고도 동네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달라요.

길 하나, 몇 블록 차이로도 느낌이 달라지는 곳이라 그냥 '시카고는 위험하다'고 묶어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다운타운 북동쪽의 스트리터빌(Streeterville)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지역이에요. 고급 콘도와 호텔이 많고 미시간 애비뉴, 네이비 피어 같은 관광지와도 가까워서 사람 왕래가 많은 편입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도 숙소 잡기 편한 동네죠.

리버 노스(River North)도 많이 찾습니다. 식당, 바, 갤러리, 호텔이 몰려 있어서 저녁에도 꽤 북적거려요. 다만 술집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늦은 밤까지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소매치기나 차량 절도 같은 생활 범죄는 어디든 조심해야 해요.

제가 가족 단위로 시카고에 산다고 하면 눈여겨볼 곳은 링컨 파크(Lincoln Park)예요. 이름 그대로 큰 공원이 있고 링컨 파크 동물원도 있습니다. 주택가 분위기도 괜찮고 학교가 있는 환경 때문에 젊은 전문직이나 아이 있는 집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어요. 다만 그만큼 집값과 렌트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죠. 세상에 싸고 좋고 안전한 동네까지 한꺼번에 갖춘 곳은 정말 찾기 힘들더라고요.

그 위쪽 레이크뷰(Lakeview)도 인기 있는 지역입니다. 식당과 상점이 많고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한 편이라 젊은 층이 많이 살아요. 시카고 컵스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가 있는 동네도 바로 이쪽입니다.

골드 코스트(Gold Coast)는 이름부터 돈 냄새가 좀 나죠. 오래된 고급 주택과 콘도, 명품 매장이 모여 있는 시카고 대표 부촌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운타운 접근성까지 좋아서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주거지역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곳이에요.

그렇다고 이런 동네에 들어가는 순간 범죄 걱정이 싹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카고는 대도시이고 차량 절도, 강도, 재산범죄 같은 문제는 안전하다는 지역에서도 생길 수 있어요. 특히 관광객 많은 곳에서 휴대전화나 가방을 아무렇게나 놓고 다니거나 차 안에 노트북 가방을 보이게 두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

밤늦게 혼자 인적 드문 골목을 걸어 다니는 것도 굳이 할 필요 없어요. 늦은 시간에는 우버나 택시처럼 목적지까지 바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결국 시카고에서 중요한 건 도시 이름보다 동네를 보는 겁니다. 같은 시카고라도 스트리터빌에서 느끼는 분위기와 다른 지역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상당히 다를 수 있어요. 집을 구한다면 낮에 한 번 보고 계약하지 말고 평일 저녁과 주말 밤에도 직접 가보는 게 좋습니다. 마트는 어디 있는지, 밤에 사람들이 얼마나 다니는지, 주차장은 어떤지도 한번 보세요. 인터넷 범죄 통계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이런 생활환경이 훨씬 피부에 와닿거든요.

시카고가 무조건 겁먹고 피해야 할 도시는 아닙니다.

대신 미국의 대도시답게 어디에 살고, 몇 시에 다니고, 평소 어떤 식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안전도가 상당히 달라지는 도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